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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트렌드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장애를 관계와 공감의 관점에서 짚어보는 칼럼

장애인의 달 장애이해 드라마의 특징과 변화

매년 4월,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한 편의 드라마가 방송된다. 청소년을 위한 장애이해 드라마다. 2008년부터 이어져 온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콘텐츠 제작을 넘어, 드라마라는 형식을 통해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해 왔다. 다큐멘터리에서 드라마로 형식을 전환하며 공감과 몰입의 폭을 넓힌 이 시도는,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이야기와 인물을 통해 장애 이해의 방식 또한 함께 변화시켜 왔다.

글.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 특임교수)

인식을 바꾸는 드라마의 탄생

삼성화재와 교육부,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등은 2008년부터 매년 청소년을 위한 장애이해 드라마를 제작, 보급해 왔다. 단지 제작해 콘텐츠를 배포하는 수준이 아니라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즈음에 공영방송 KBS에서 방송하므로 전국적으로 인식 개선에 기여한다. 아울러 그 작품을 매년 전국백일장에 방송소감문 부문에서 다룬다. 애초에 다큐멘터리를 통해 인식개선을 해왔으나 훨씬 전달력과 몰입도가 있기에 인식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어 드라마 제작에 나선 것이다. 원래는 직원과 배우들이 재능 기부 형태로 만들었다면 2016년부터 전문 제작사를 통해 완성도를 더 높였다. 지난 10년간 어떤 작품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함의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청소년 문화와 결합한 이야기의 확장

드라마를 소재로 문화예술 활동이 하나의 유형을 이룬다. 2017년 드라마 ‘비바 앙상블’은 자기중심적인 천재 지휘자 ‘서기찬’이 발달장애 청소년 악단 ‘비바 앙상블’을 지휘하며 구성원들과 교감을 통해 장애이해는 물론 멋진 공연을 이뤄내는 과정을 담아냈다. 2025년 드라마 ‘렛츠 댄스(Let’s Dance)’는 댄스를 매개로 인공와우 사용 청각장애 청소년의 현실과 다양한 감정과 관계들을 통해 보조기기 사용, 교실 소통환경 조정에 대해 인식의 저변을 넓혔다. 2026년 드라마 ‘알라르간도’에서는 서로 다른 속도의 장애 비장애 형제가 피아노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가는 내용이다.
청소년들이 관심 있어 할 내용을 적극 반영하려 했는데, 대표적으로 아이돌 문화다. 2018년 드라마 ‘반짝반짝 들리는’은 청각장애의 ‘현성’이 아이돌 멤버 ‘수아’와 짝꿍이 되며 겪는 학교생활과 성장 이야기였다. 그룹 빅스의 홍빈, 라붐의 솔빈이 맡았는데 직접 아이돌 그룹 멤버가 참여해 주목도를 높였다. 2016년 드라마 ‘퍼펙트 센스’의 수영(소녀시대), 2017년 드라마 ‘비바 앙상블’의 바로(B1A4), 드라마 ‘오늘도 안녕’의 김소혜(I.O.I), 2020년 드라마 ‘거북이 채널’의 승희(오마이걸), 드라마 ‘너만의 거리에서, 우리는’에서 은서(우주소녀)와 이채연(아이즈원), 드라마 ‘렛츠 댄스(Let’s Dance)’의 지석(빅오션), 김동한(위아이) 등이 해당한다. 2020년 드라마 ‘거북이 채널’은 청소년들이 가장 희망하는 직업군 가운데 하나였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다루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크리에이터 수업을 하면서 가벼운 지적장애의 ‘상두’와 ‘빛나’를 비롯한 친구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그 갈등을 해결하며 이해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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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가 제작한 장애인식 개선 드라마 ‘비바 앙상블’의 스틸컷

관계와 사회로 이어지는 장애이해

이런 친구 간에 벌어지는 관계성은 자주 다루어지는데, 좀 더 범위를 넓히기도 한다. 2019년 드라마 ‘오늘도 안녕’에서는 발달장애(자폐성장애) 주인공을 중심으로 친구, 가족과 이웃의 갈등과 화해를 다루었다. 장애가 당사자는 물론 가족을 넘어 공동체가 함께 해야 하는 화두라는 점을 담아냈다. 2021년 드라마 ‘나의 너에게’에서도 베커형 근이영양증 판정 뒤 실의에 빠진 지체 장애인 성훈이 유쾌한 친구 현아, 운동선수 출신의 현아 아버지, 그리고 발명왕 친구의 도움을 받아 육상경기에 도전하며 삶을 열어가는 내용이었다. 드라마 ‘너만의 거리에서, 우리는’은 자폐성 발달장애인 ‘승모’가 졸업 전에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직업 선택에 제한된 승모가 능력을 재발견하고 자립생활을 준비하는 내용이 공감되었다.
장애인과 친구, 가족, 이웃뿐만 아니라 안내견도 주인공이다. 2016년 드라마 ‘퍼펙트 센스’는 시력을 잃어가는 은서가 시각장애 교사 아연과 은퇴를 앞둔 시각장애인 안내견 솔이를 만나면서 이전과 달리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바꾸는 이야기다. 2023년 드라마 ‘갈채’에서는 안내견이 등장했는데 중도 시각장애 학생 ‘태양’이 안내견 ‘갈채’를 만나 일상을 찾고 꿈을 이뤄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무엇보다 안내견에 더 주목한 점이 이전보다 진일보했다. 시각장애인이며 안내견 학교 직원인 유석종씨도 훈련사로 참여해 실제감을 높이기도 했다. 비유와 상징으로 장애인식개선 주제의 식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2022년 ‘너만의 거리에서 우리는’도 2024년 드라마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린다’에서 제목인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린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자전거의 바퀴에 비유하여 우리는 함께 달려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장애이해 드라마는 오랫동안 지속성을 갖기에 다양성과 현실성을 넘어 예술적 수준까지 이룰 수 있는 점이 중요하다. 장애이해 드라마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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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제작된 ‘퍼펙트 센스’의 장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