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을 만나고,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는 일은 삶을 회복하는 소중한 경험이다. 그런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캠핑장이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자갈길과 흙바닥, 높은 데크, 계단으로 이어진 화장실은 휠체어 이용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장벽이 되기 마련이다. 이에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배리어프리 캠핑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리. 편집실
장애인도 함께 즐기는 캠핑
내꿈내일 기자단 박하나
모두에게 안전한, 턱없는 캠핑장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 가족 등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캠핑장은 물리적·환경적 장벽을 없애 모두에게 열린 여가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요소로는 주차장에서 캠핑 사이트까지 이어지는 평탄한 이동로와 단차 없는 데크, 휠체어가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는 넓은 캠핑 공간, 접근이 쉬운 화장실과 샤워실, 캠핑 사이트와 연결된 전용 주차 공간 등이 있다.
최근에는 무장애 카라반과 수상 휠체어 체험 프로그램, 이용자 동선을 고려한 산책로까지 갖춘 캠핑장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인만을 위한 특별한 시설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아차를 미는 부모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까지 누구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모두를 위한 설계(Universal Design)의 가치를 실현한다.
Ⓒ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 홈페이지
현장에서 구현된 배리어프리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도 여주의 강천섬 캠핑장이다. 남한강이 굽어 흐르는 자연 속에 자리한 이곳은 최근 50개 캠핑 사이트 가운데 29면을 데크형으로 조성하고, 이 중 5면을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무장애 특화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 인권활동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휠체어 회전 반경과 데크 높이, 바닥 마감재 등을 함께 점검하며 실제 이용자의 편의를 꼼꼼하게 반영했다. 이러한 노력은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강천섬 캠핑장 홈페이지
또 다른 사례로 강원도 강릉의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이 있다. 국내 최초로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무장애 카라반을 도입한 이곳은 카라반 앞 전용 주차 공간과 경사로, 넓은 데크를 갖춰 휠체어로도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캠핑장 전역을 무장애 산책로로 연결해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해송 숲과 해변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여름철에는 바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수상 휠체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무장애 카라반과 전용 데크는 중증장애인 우선 예약제를 도입해 이용 편의를 높였다.
이처럼 실제 이용자의 경험을 중심에 둔 배리어프리 캠핑장은 장애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유아차를 미는 부모와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까지 누구나 같은 자연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포용적 관광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 홈페이지
포용적 관광이 그리는 미래
배리어프리 캠핑장의 확산은 우리 사회가 ‘포용적 관광(Inclusive Tourism)’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포용적 관광은 장애인과 고령자,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등 누구나 신체적·환경적 제약 없이 여행과 여가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시설을 일부를 위한 복지 서비스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여행과 휴식이 모든 사람에게 보장돼야 할 삶의 권리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캠핑은 자연을 즐기는 특별한 경험인 동시에 가족과 추억을 쌓고 일상의 활력을 되찾는 소중한 시간이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쉼을 누릴 수 있을 때 여행은 비로소 모두의 권리가 된다. 배리어프리 캠핑장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애의 유무와 나이, 이동 방식에 관계 없이 누구나 자연 속에서 쉼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포용적 관광이 지향하는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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