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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내일 시선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존중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내꿈내일 SNS 기자단의 글

여름철 폭염이 묻는 질문,

모두에게 같은 위험인가?

여름철 폭염은 누구에게나 버겁다. 땀이 흐르고 체력은 떨어지며, 야외 노동자든 실내 작업자든 무더위로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같은 폭염이라도 모든 노동자가 같은 방식으로 위험을 겪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잠시 그늘에서 숨을 고를 수 있지만, 누군가는 휠체어로 달궈진 보도를 지나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폭염 경보조차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다. 폭염은 모두에게 찾아오지만, 그 위험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정리. 편집실

무더위 속, 장애 유형별 근로환경 이야기

내꿈내일 기자단 이석민
더위 아닌, 안전의 문제

폭염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기온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같은 기온이라도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얼마나 오래 햇볕에 노출되는지, 필요할 때 충분히 쉬거나 물을 마실 수 있는지에 따라 위험은 달라진다. 여기에 이동 여건과 정보 접근성, 신체적 특성까지 더해지면 폭염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결국 폭염은 단순한 기온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환경과 개인의 조건이 함께 만드는 안전의 문제다.
이러한 인식은 제도에도 반영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폭염을 산업안전의 영역에서 관리하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체감온도 33℃ 이상인 작업장에서는 2시간 이내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작업장의 온·습도를 관리하고, 폭염에 따른 건강장해 증상과 예방·응급조치 요령을 노동자에게 미리 안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폭염이 더 이상 개인의 인내에 맡길 문제가 아니라, 사업장이 예방하고 관리해야 할 노동 안전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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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립아트코리아

폭염은 출근길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폭염 대응은 장애인 노동자의 관점에서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이동’의 문제다. 장애인 노동자에게 폭염은 근무를 시작한 이후뿐 아니라 일터에 도착하기 전부터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휠체어나 보행 보조기기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 노동자에게는 출퇴근 과정에서 더 긴 이동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달궈진 보도와 강한 햇볕에 노출되는 여름철이라면 그 시간은 그만큼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업장의 폭염 대응은 실내 냉방시설을 갖추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건물 입구까지의 접근로는 안전한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편리한지, 휴게공간까지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는지 등 일터에 도착해 이동하고 휴식하는 전 과정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은 제도에도 반영되어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은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접근로의 유효폭과 기울기, 바닥 재질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폭염 속 안전한 일터는 실내 온도만 낮추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안전하게 도착하고, 불편 없이 이동하며, 필요할 때 충분히 쉴 수 있는 환경까지 갖춰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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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꿈내일 기자단 이석민

접근 가능한 환경이 안전을 만든다

폭염 속 안전은 정보와 휴식에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가에 의해서도 좌우된다. 폭염특보나 안전 안내가 음성 방송으로만 제공된다면 청각장애인 노동자는 필요한 정보를 제때 확인하기 어렵고, 문자 안내만으로는 시각장애인 노동자가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 또한 발달장애인 노동자에게는 폭염 증상과 휴식의 필요성을 이해하기 쉬운 표현과 그림, 반복적인 안내가 필요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사업장에서는 음성, 문자, 그림, 전광판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모든 노동자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폭염 대응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 정보를 이해하고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접근성은 휴게시설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시원한 휴게실과 냉방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휠체어로 접근하기 어렵거나 이동 동선에 단차가 있고 안내가 부족하다면 실질적인 휴식권은 보장되기 어렵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도 단순히 개수를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있는지, 계단이나 경사로 등 이동에 불편은 없는지,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안내 정보가 제공되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실제로 무더위쉼터가 설치돼 있어도 계단이나 이동 동선의 문제로 장애인이 혼자 이용하기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다. 결국 폭염 대응의 핵심은 시설을 마련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장애인 고용을 지원하는 제도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보조공학기기 지원, 근로지원인 지원, 사업주 대상 시설·장비 지원 등을 통해 장애인 노동자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근로환경 조성을 지원한다. 이는 장애인 고용을 단순히 채용 인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인이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드는 데 의미를 두는 접근이다. 결국 장애인 고용의 지속 가능성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누구나 실제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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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꿈내일 기자단 이석민

모두에게 안전한 일터를 위해

폭염에 대비한 근로환경은 작은 점검에서부터 시작된다. 휴게실은 휠체어로 접근할 수 있는지, 냉방 공간까지 이동하는 동선은 안전한지, 폭염 안내는 시·청각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에게 전달될 수 있는지, 발달장애인도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제공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 보조기기 사용 노동자의 이동 부담과 야외 근무자의 그늘 접근성, 응급상황 대응 체계까지 함께 점검할 때 폭염 대응은 한층 촘촘해질 수 있다.
장애인 고용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중요한 것은 채용 인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장애인 노동자가 안전하게 출근하고, 일하며, 건강하게 근무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폭염은 모든 노동자에게 힘든 조건이지만, 장애인 노동자에게는 이동과 정보 접근, 시설 이용의 어려움이 더해져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안전한 일터는 모두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곳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조건을 가진 노동자가 모두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여름철 폭염을 계기로 장애인 노동자의 근로환경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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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관리청 건강한 여름나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