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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을 구성하는

일상의 환경들

함께 누리다 만나보고서
글. 편집실

이동권은 단일한 제도나 시설로 완성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의 동선, 숙소의 문턱, 운동 공간의 접근 방식처럼 일상 곳곳에서 축적되는 ‘경험’이 곧 권리의 체감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번 만나보고서에서는 제12기 SNS 기자단이 취재한 내용 가운데, ‘장애인의 이동과 접근성’을 주제로 한 활동의 기록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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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현장 점검과 개선 과제

네잎클로버 팀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애인 가운데 약 63%가 접근성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구조적 어려움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장애인에게 대중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일·교육·여가 등 사회 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는 점에서 이동권 보장은 더욱 중요하다.
‘네잎클로버 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 경증 뇌병변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장애 유형의 대중교통 이용자를 인터뷰하고, 주요 공공시설을 직접 취재했다. 현장 중심의 조사를 통해 장애인이 실제로 겪는 불편을 확인하고,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조사는 대상은 서울역, 혜회역, 동대문역, 회기역. 종로5가역으로, 다섯 개 역 모두 장애인 화장실의 남녀 구분, 점형블록 설치, 손잡이 점자 표기 등 기본적인 물리적 접근성 기준은 전반적으로 충족하고 있었다. 다만, 역사별 구조와 안내 방식에 따라 체감 편의성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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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휠체어 이용자의 환승 동선이 매우 복잡하다. 엘리베이터 이용 경로가 직관적이지 않아 반복 이용 시에도 경로를 인지하기 어렵고, 엘리베이터 위치 안내 표지 역시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는 곳에 설치돼 있다. 대형 환승역인 만큼 향후 시각·청각 정보를 통합한 다감각 안내 체계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혜화역
총 4대의 엘리베이터가 운영되고 있으나, 출구 별 크기가 상이하다. 특히 대합실과 승강장을 잇는 엘리베이터는 내부 공간이 협소해 실제 이용 시 불편함이 크다. 기준 충족에 머무르기보다는 이용 수요를 반영한 설비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동대문역
접근성과 안내 측면에서 비교적 우수한 사례로 꼽힌다. 1·4호선 모두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돼 있고, 점자 안내판과 엘리베이터가 환승 동선에 맞춰 배치돼 있다. 환승 경로의 복잡도가 낮아 이용 편의성이 높은데, 이와 같은 구조는 동일 규모 환승역의 표준 설계 모델로 제시될 수 있다.
회기역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세부 설계가 돋보인다. 주요 출입구와 화장실, 스크린도어에 점자 안내판이 설치돼 있고, 엘리베이터 역시 충분히 확보돼 있다. 다만, 시각 정보 제공 설비에 대한 정기적인 유지·점검 체계가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
종로5가역
접근 경로의 제한성이 두드러진다. 외부에서 대합실로 진입 가능한 엘리베이터가 14개 출구 중 1곳에만 설치돼 있어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이 크게 제한된다. 또한 지하상가와 연결된 경사로에서 확인된 선형블록의 끊김은 시각장애인의 보행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된 것은, 대중교통 접근성 문제가 단순히 시설 유무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법적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실제 이용자의 동선과 감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장애인의 이동권은 곧 일터로 향할 권리이자, 사회와 연결될 권리다. 대중교통 환경이 ‘있다’에서 ‘쓸 수 있다’로, 나아가 ‘편리하다’로 나아가기 위한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모두를 위한 선택지, 배리어프리 호텔

손주연 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것 중 하나는 숙소다.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 호텔 등 선택지는 다양하지만, 편의성과 접근성을 이유로 많은 이들이 호텔을 선호한다. 그렇다면 호텔 역시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이동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른바 ‘배리어프리 호텔’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배리어프리 호텔이란 휠체어 이용자, 고령자, 시각·청각장애인 등 이동과 이용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숙박할 수 있도록 무장애(Barrier-free)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호텔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관련 제도와 인식이 점차 확산되며, 배리어프리 환경을 갖춘 숙박시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30실 이상을 보유한 일반 숙박시설은 전체 객실의 1% 이상을, 관광숙박시설은 객실 수와 관계없이 3% 이상을 장애인 이용 가능 객실과 편의시설로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기준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자가 체감하는 편의성은 숙소마다 다르다. 객실 내부의 문턱 유무, 침대와 스위치의 높이, 욕실 접근성, 안내 정보 제공 방식 등 세부 요소에 따라 이용 경험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동 약자의 이용 편의를 고려한 호텔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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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는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도록 비교적 넓은 객실을 장애인 객실로 지정하고, 일부 객실에는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시력이 약한 고객도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라한셀렉트 경주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휠체어 무료 대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계단과 엘리베이터 앞에 점자블록을 설치했다. 보조견 동반이 가능하고, 총 13개의 장애인 객실에는 세면대 하부 공간 확보, 옷장 손잡이 설치 등 배리어프리 설계가 반영돼 있다.
롯데호텔 제주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경사로를 갖추고 있으며, 휠체어 무료 대여 서비스가 제공된다. 엘리베이터에는 휠체어 사용자 호출 버튼과 점자 표기가 적용돼 있고, 장애인 객실도 운영 중이다.

배리어프리 숙소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열린 관광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은 무장애 관광지를 비롯해 배리어프리 숙소 정보를 제공하며,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과 관광 활동에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지역별로 안내한다. 숙박시설의 접근로, 무장애 객실, 객실 크기, 휠체어 활동 공간, 욕실 출입구 너비 등 실제 이용에 필요한 세부 정보까지 확인 가능하다.

무장애 관광 및 숙박시설 정보 사진 ©열린관광 홈페이지

척수손상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필라테스

조형준 “필라테스를 할 수 있을까?” 척수손상 장애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운동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분명하다. 할 수 있다. 다만 출발선이 조금 다를 뿐이다. 척수손상의 정도와 시기, 현재의 신체 조건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필라테스는 단순한 재활 운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자신의 몸을 안정적으로 조율하고, 삶의 리듬을 회복해 가는 과정에 가깝다. 척수손상 장애인에게 필라테스가 갖는 의미 역시 ‘회복’보다 ‘재구성’에 있다.
척수손상을 겪은 시기와 연령에 따라 운동 접근법은 분명히 달라진다. 이는 기능적 차이뿐 아니라 신체 인지, 생활 습관, 심리적 태도까지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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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기
에 척수손상을 경험한 경우, 이전의 움직임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 “예전에는 이렇게 움직였는데…”라는 기준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변화된 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심리적 갈등이나 자책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 경우 필라테스는 과거의 몸을 복원하는 운동이 아니라, 현재의 몸을 새롭게 조율하는 도구가 된다. 호흡을 중심으로 한 필라테스 동작은 신체를 안전하게 인지하도록 돕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아동기나 성장기
에 척수손상을 겪은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은 ‘기억 속의 몸’이 아닌, 지금의 몸을 기준으로 오랜 시간 살아왔다. 일상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비교적 명확히 인지하고 있지만,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신체 불균형이나 근육 과사용, 심리적 위축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이들에게 필라테스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균형 감각과 자존감을 함께 키우는 과정이 된다.

척수손상 장애인이 필라테스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도움이 필요한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일이다. 예컨대 휠체어에서 기구로 이동하는 트랜스퍼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느 높이까지 안정적인지 등은 운동 보조를 넘어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핵심 정보다.
평소에는 혼자 이동이 가능하더라도, 피로도가 높거나 공간이 낯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할 수 있다”는 단순한 답보다, “어떤 상황에서는 가능하고, 언제는 어려운지”를 구체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이 과정이 있어야 강사 역시 적절한 준비와 대응이 가능해진다.
운동 전에는 트랜스퍼 방식과 지지 방법에 대해 강사와 충분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도움을 요청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움직임 패턴을 공유하고 위험을 예방하는 일이다. 사람마다 손을 짚는 위치, 균형을 잡는 방식, 감각이 남아 있는 부위가 모두 다르기때문에 이러한 정보 공유가 없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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