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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내일 시선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존중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내꿈내일 SNS 기자단의 글

장애가 더 이상 ‘뉴스’가 아닌 세상,

AI는 일자리를 빼앗을까, 넓힐까

장애인이 일하는 모습이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는 사회. 우리는 그 지점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제도와 기술, 그리고 현장의 변화는 이미 그 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은 장애인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번 내꿈내일 시선에서는 제13기 SNS 기자단이 취재한 내용을 소개한다.

정리. 편집실

삶을 스스로 설계하는 힘, 개인예산제

내꿈내일 기자단
황지현
장애에 관한 새로운 접근

유럽의 거리에서 마주한 풍경은 낯설지 않으면서도,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 이중적인 인상을 남긴다. 보조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모습이 특별하게 인식되지 않는 장면. 그곳에서는 장애가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일상의 일부로 존재한다. 이는 장애를 개인의 결함이 아닌 사회적 환경의 문제로 바라보는 ‘사회적 모델(Social Model)’이 문화로 자리 잡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장애를 개인이 가진 결함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장벽 속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조건이라는 인식, 즉 개인의 장애를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바라보는 방식이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애를 고려한 설계는 특정 집단을 위한 보완이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기본 조건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접근성을 위한 장치가 별도의 배려가 아닌, 처음부터 포함되어야 할 요소로 인식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장애를 둘러싼 정책은 보호와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선택과 권리를 기반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당사자가 자신의 삶을 직접 설계하고 결정하는 이러한 구조로의 전환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장애인 개인예산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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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터스톡

정책 대상에서 삶의 설계자로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장애인이 자신의 삶에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2026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정책 예산은 약 5조 9,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1) 이 가운데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시범사업 3차년도에 접어들며 참여 지역을 확대하는 등 점진적인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2)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이 제도는 당사자가 활동지원 등 기존 바우처 서비스 급여의 일부를 활용해 자신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시범사업 분석에서도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참여자의 욕구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애인이 정책의 수혜 대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주체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로 해석된다.

1) https://www.peoplepower21.org/welfarenow/2003544

2) (보도자료) 보건복지부, 2026년도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3차년도) 지역선정 공모 결과,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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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시범사업 성과 분석

‘기분 좋은 무관심’을 향해

제도의 진화는 일상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대학가와 학교 주변 카페에서 확인되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장에서 확인한 이 기기는 휠체어 사용자가 화면 터치 한 번으로 높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으며, 하단에는 무릎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와 고대비 모드도 지원됐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기술이 단순히 장애인 이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접근 가능한 설비가 확대될수록 장애인의 직무 수행 범위 역시 넓어질 수 있는 이유다. 실제로 보조공학기기의 도입은 장애인 근로자의 직무 적응과 근속 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
이러한 흐름은 중증 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권리중심 맞춤형 일자리’ 정책과 맞물리며 더욱 확장되고 있다. 이제는 지체장애를 가진 학생이 주문을 받는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모습도 점차 일상적인 장면이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은 장애인을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생산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는 응답은 과거보다 증가하는 추세다. 즉 기술과 제도가 장벽을 낮추면서 사회적 인식 또한 점차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분명하다. 장애가 더 이상 특별한 뉴스거리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다. 개인예산제가 삶의 선택권을 넓히고, 배리어프리 기술이 일터의 장벽을 낮출 때 우리는 서로를 구분 없이 마주할 수 있다. 장애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그 ‘기분 좋은 무관심’이야말로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관심의 완성형일 것이다.

3) https://blog.naver.com/kead1/22356525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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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터스톡

참고자료
  • 보건복지부: 장애인 정책국 안내 자료 (2025-2026).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성과 분석 보고서』.
  • 보건복지부 (2025.12.3.). 『2026년도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3차년도) 지역 선정 공모 안내』 (공고 제2025-861호) [보도자료].
  • 보건복지부 (2025.12.24.). 『2026년도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3차년도) 지역 선정 공모 결과』 (공고 제2025-936호).
  • 국가인권위원회 (2024). 『장애인 차별 인식 실태조사 보고서』.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2025). 『장애인 고용 실태 및 보조공학기기 도입 효과 분석』.
  • 통계청 (2024). 『사회조사: 장애인 차별 및 포용성 지표』.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5).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성과 분석 및 본사업 도입 방안 연구』.
  • 대한민국 법령.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키오스크 및 모바일 앱 접근성 관련 개정안)』.

AI가 여는 새로운 일자리의 문

내꿈내일 기자단
박도현
장애인 고용, 지금 어디에 와 있을까?

4월은 ‘장애인 고용촉진 강조기간’으로, 우리 사회가 장애인 고용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는 특별한 시기다.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기사를 접하다 보면, 장애 인식과 제도·정책이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장애인 고용이 사회 전체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의제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 고용·교육·문화 전반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의무에서 기회로, 달라지는 장애인 고용 패러다임

기술의 발전은 종종 일자리를 대체하는 위기로 이야기되지만, 현장은 조금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AI와 디지털 전환은 기존의 일자리를 바꾸는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과거 장애인 고용은 법적 의무를 이행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일정 비율의 고용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부담금을 납부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작동하면서, 고용이 ‘책임’으로 인식되는 경향도 존재했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을 바라보는 관점은 점차 변화하는 분위기다. 기업과 기관을 중심으로 장애인을 위한 의료·상담 서비스 제공, 직무 적응 지원 등 다양한 고용 지원이 확대되고 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이직률을 낮추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등 실제 조직 운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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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장애인 고용 지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중이다. 맞춤형 취업 컨설팅 확대,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 규제 완화, 디지털 직무 훈련 강화 등은 장애인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고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정책적 기반이 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난 2025년 장애인고용촉진대회 역시 “다양성을 가능성으로 만드는 우리”라는 슬로건을 통해 장애인 고용을 바라보는 인식 전환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독일과 프랑스는 법적 기준을 통해 고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으며, 미국은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장애인 고용을 확산시키고 있다. 글로벌 기업 액센츄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채용 과정에서의 수어 통역과 자막을 제공하는 한편, 입사 후 경력 개발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서도 장애인 친화적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는 장애인 고용이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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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변화에서 인식의 전환까지

AI와 디지털 기술의 확산은 장애인 일자리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자동화로 인해 단순 업무가 감소하고 새로운 직무가 빠르게 등장하는 가운데 데이터 분석, 디지털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 테스트 등 장애인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영역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역시 디지털훈련센터를 운영, 기술 기반 직무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 과정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AI 데이터 분석, 반도체 품질 분석, ERP 재무분석 등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춘 지원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장애인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며, 실제 고용 유지와 확대에 기여하는 영국의 ‘Access to Work’ 제도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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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일자리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제도와 교육의 확장과 함께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또한 달라지고 있다. 최근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은 강의 중심에서 벗어나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 참여형 방식으로 확장, 장애인은 더 이상 ‘지원의 대상’이 아닌 ‘함께 일하고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국제사회 역시 같은 흐름 속에 있다. 2025년 세계장애정상회의(GDS)는 장애인을 개발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선언하며, 전 세계 개발협력에 장애 포용 원칙을 반영하기도 했다.

변화의 문 앞에서

장애인 고용과 관련한 국내외 정책 사례와 다양한 현장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기술은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장애인 고용률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비장애인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장애인 고용은 특정한 제도나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변화의 문 앞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남은 것은, 그 문을 함께 열고 들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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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한국장애인고용공단(2025.4.16.). “다양성을 가능성으로 만드는 우리”, 2025 장애인고용촉진대회 개최 [보도자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공식 홈페이지.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2025). 2024년 하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결과 발표 [보도자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공식 홈페이지.
  • 이종성.(2025.4.2.). AI 시대, 맞춤형 디지털 교육으로 장애인고용율 높인다 [더버터 칼럼]. 중앙일보.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웹진 편집팀. (2026, 1월). 해외에선, 지금 – 영국 ‘Access to Work’ 제도. 장애인과 일터, Vol.
  • 박영주. (2024.10.22.). 글로벌 사례로 보는 DEI와 장애인 고용 [기고]. 쿠키뉴스.
  • 법제처 세계법제정보센터. (2024.2.21.). 세계 각국의 장애인 고용의무제도. 법제동향 보고서.
  • 미래조선. (2025.4.7.). “개발협력, 장애인을 중심에 두라”…국제사회, ‘15% 장애포괄’ 선언에 힘 실어. 미래조선(futurechosun).
  • 한국인사이트연구소. (2026.1.28.). 포용적 장애인 고용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핵심 과제 [칼럼]. 정필(jeongpil.com).
  • 서울신문. (2026.3.10.). [공직자의 창] 장애인 고용, 의무를 넘어 기회로.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