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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타임
직원들이 들려주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조직의 온기와 쉼을 나누는 코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

입안으로 번지는 봄기운, 향긋한 주꾸미달래파스타

절기상 ‘봄’인 3월, 마음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그즈음의 공기는 유난히 차가운 듯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의 이영란 과장, 이효진 과장, 김준호 주임(이하 삼인방)이 ‘오프 타임’을 갖던 날 오전은 ‘하필이면’ 비까지 내려 더 쌀쌀했다. 하지만 마당의 정취와 기와의 단정한 곡선이 매력적인 한옥 스타일의 공유 주방에서는 분명 제철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져 완연한 봄을 연주하고 있었다.

글. 편집실 사진. 홍승진

싱그러움, 봄을 맛보는 산뜻한 기분

산란을 위해 바다로 몰려든 봄철(3월~5월)의 주꾸미는 고소하고 깊은맛을 낸다. 겨울 동안 땅속에서 영양분을 축적하다가 봄이 되면 올라오는 달래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을 자연스럽게 채워준다.
오늘은 계절이 건네는 이러한 재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쫄깃한 식감 속에 바다 향을 품은 주꾸미와, 은은한 봄 내음을 머금은 달래가 어우러지며 봄의 미각을 깨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맛, 그리고 한입마다 전해지는 산뜻한 여운은 긴 겨울을 지나온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깨운다. 이렇듯 봄은 계절의 맛으로 먼저 다가온다.
“오늘은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드실 수 있는 메뉴를 준비했어요. 주꾸미와 달래를 활용해 봄 내음 가득한 파스타를 만들 거예요. 오일을 베이스로 하되, 오일의 풍미를 강조하기보다는 달래의 향긋한 풍미를 살리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오일의 양은 취향에 따라 조절해 주시고요.”
최준석 셰프의 메뉴 설명이 끝나자, 앞치마를 두른 삼인방이 ‘바짝’ 조리대 앞으로 다가섰다.
달래를 꺼내는 순간, 봄은 조리대 위에서 먼저 시작되는 듯했다. 흙 향을 머금은 달래를 뿌리와 파란 줄기 부분으로 나누어 자르고 손가락 한 마디 반 정도 길이로 썰어 내려가는 동안, 천천히 퍼지는 달래는 공간의 공기를 싱그럽게 바꿔 놓았다.
‘달래 향 살리기’라는 셰프님의 주문은 단순하지만 방향은 분명했다. 오일 파스타라는 이름과 달리, 요리가 진행될수록 재료 자체의 특성은 더욱 또렷하게 살아난다. 양파와 마늘, 방울토마토를 하나씩 손질하는 과정에서도 그 흐름은 이어졌다. 양파는 잘게 다져 단맛의 바탕을 만들고, 마늘은 일부는 다지고 일부는 편으로 썰어 향과 식감을 나눈다. 방울토마토 역시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단다. 산뜻한 산미로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잡아주고, 자르는 방식에 따라 식감과 풍미도 달라진다고.
“꼭지 부분을 위로 하고 수직으로 자르면 과즙이 쉽게 흘러나와 소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요. 하지만 수평으로 자르면 씹었을 때 톡 터지는 식감을 즐길 수 있죠. 취향에 따라 식감과 풍미를 조절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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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달래 향이 일품인 주꾸미달래파스타

향기로움, 제철 재료로 차려낸 한 끼 밥상

가열된 팬 위로 오일이 얇게 퍼지고, 달래의 흰 부분과 마늘, 양파가 차례로 들어가며 지글지글 소리를 낸다. 그 소리와 함께 올라오는 들(野)의 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공간을 채웠고, 잠시 업무의 리듬에서 벗어나 온전히 쉬어 가는 기분마저 들게 했다. 이제 해산물로 바다 내음을 더해 보자.
해산물은 관자부터 다룬다. 관자는 식감의 차이를 좌우하는 ‘심줄’ 제거가 포인트다. 가운데 얇게 자리한 심줄은 익혀 먹을 수도 있지만, 질긴 식감이 남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제거하기도 한다. 또 익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단단해지기 때문에, 두께가 반이 되도록 잘라 굽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넣어 오래 익히기보다, 먼저 팬에 올려 겉면에만 색을 입히듯 가볍게 구워낸다.
“구운 관자는 따로 담아 두고, 팬에 남은 육즙은 소스를 만들 때 활용할 거예요. 관자의 은은한 염도와 단맛이 남아 있어 소스와 함께 살짝 졸여내는 것만으로도 맛의 균형이 자연스럽게 잡히거든요.” 셰프님의 설명으로 입안에는 벌써부터 은은한 감칠맛이 돌았다.
주꾸미는 다리의 크기에 따라, 굵은 다리는 사이사이에 칼을 넣으면 훨씬 수월하다. 반면 작은 다리는 그대로 자르면 조리 과정에서 수축하며 모양이 흐트러지기 쉽다. 그러니 두 개씩 묶어 네 등분 정도로 나누는 것이 좋다. 그렇게 ‘썰기’와 ‘굽기’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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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달래파스타의 조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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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후 플레이팅하는 삼인방의 모습

부드러움, 올리브유로 감싼 담백한 한입

면은 링귀니를 사용했다. 최준석 셰프에 따르면, 납작하게 퍼진 형태의 링귀니는 오일 파스타와 잘 어울려 소스를 고루 머금는 장점이 있다. 삶는 시간은 봉지에 적힌 기준보다 조금 짧은 게 좋다고 한다. 8분이 적혀 있다면 6분 정도(70~80%)로만 삶아낸다. 이후 소스와 함께 마무리하며 남은 익힘을 채우는 방식이다.
삶을 때는 물이 충분히 끓으면 면을 넣고 오일을 약간 둘러주는 것이 좋다. 오일은 면이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겉면을 코팅해 주는데, 팬에서 한 번 더 조리될 것을 고려해 적당히 탄력을 남긴 상태로 건져낸다.
면이 팬의 소스를 머금도록 섞어주는 단계에 이르면 요리는 이미 완성된 셈이다. 접시에 담아 올리며 손끝에 돌던 긴장이 사라지자 삼인방의 표정은 자연스럽게 풀어졌다.
완성된 파스타는 무겁지 않았다. 크림이 없어도 올리브유가 재료를 부드럽게 감쌌고, 선명한 달래 향과 주꾸미의 쫄깃함이 미각을 깨웠으며, 방울토마토마저 산뜻한 균형을 더했다.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집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바쁜 삶 가운데 ‘리프레시’도 이렇듯 간단할지 모른다. 이 소소한 시간을 통해,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삼인방의 봄은 내내 산뜻할 듯한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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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준호 주임, 이영란 과장, 이효진 과장

한입 상식!

파스타 면을 삶을 때는 소금을 넣어 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 1L 기준 소금 약 반 티스푼 정도면 면 자체에 은은한 간이 배어 소스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삶은 뒤에는 약간의 오일을 더해주면 면끼리 달라붙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편 파스타 면은 물에 헹구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면 겉면의 전분이 소스를 잘 머금도록 돕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를 씻지 않는 것이 하나의 불문율처럼 여겨진다.

주꾸미달래파스타 Recipe

주꾸미달래파스타 재료 이미지
재료
  • 링귀니 120g
  • 주꾸미 2마리
  • 관자 2개
  • 양파 1/4개
  • 달래 1/3묶음
  • 마늘 3알
  • 방울토마토 4개
  • 페페론치노크러쉬 1/3t
  • 올리브오일
  • 참치액젓
조리방법
  • 링귀니 면을 삶아서 올리브유를 뿌리고 넓은 판에 펼쳐둔다. 면수는 버리지 않는다.
  • 양파는 전량 다지고 마늘은 2개는 편으로, 1개는 다져두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자른다. 달래는 뿌리부분은 다지고 위의 파란부분은 손가락 1½마디로 잘라준다.
  • 주꾸미는 살짝 데쳐서 입을 빼 준다. 머리는 기호에 맞춰 넣어준다. 관자는 옆면의 근막 부분을 잘라서 반으로 포 떠준다.
  • 팬을 달궈서 올리브오일을 두른 후, 다진 달래 뿌리를 볶아주고 한쪽에 담아둔다. 그 후, 관자를 마늘편과 함께 팬에 노릇하게 구워 주고 빼 둔다. 마늘과 양파를 볶아 향이 올라오면 페페론치노와 주꾸미를 넣고 살짝 볶은 뒤, 면수를 2국자 넣어서 소스를 만들고 삶은 링귀니를 넣고 볶아준다. 참치 액젓 1t으로 간해준다. 간이 끝나면 달래 파란부분을 넣고 살짝 볶아준다.
  • 접시에 파스타를 담고 관자, 마늘편을 올려 담아준다.
미니 인터뷰
이영란 과장
이영란 과장 (행정운영팀)

1997년 1월 입사해서 올해 20년 차에 들었습니다. 현재 행정운영팀에서 근무하며 예산·회계·시설관리·구매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이번 체험을 통해, 입사 이래 처음으로(?) 직원들과 함께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메뉴로 구성해 주셔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고,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그저 즐거웠습니다.

이효진 과장
이효진 과장 (취업지원부)

2019년 10월 입사했습니다. 공단에서 근무하며 장애로 인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의 노고를 알게 됐고, 저 역시 업무를 통해 장애인 구직자의 입장을 헤아리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쉽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주꾸미와 달래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며, 일 역시 기존의 방식에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접근으로 풀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사무실로 돌아가면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준호 주임
김준호 주임 (서울디지털훈련센터)

2025년 12월 하반기 직업훈련상담사로 현재 서울디지털훈련센터에서 근무 중입니다. 아직 입사 초기이지만,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과정 자체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훈련생 상담, 운영지원, 행정 업무의 흐름을 파악하며 실무 감각을 빠르게 적응하며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요리 체험이라는 점이 다소 낯설기도 했지만 주꾸미와 달래를 손질하면서 흥미로웠고, 낯선 요리를 완성하며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업무에 다시 집중할 수 있게 해 준 좋은 환기의 계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