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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픽
이달의 여행지, 바다와 커피가 만나는 ‘강릉 안목해변’

오월의 바다 위로 아름다움이 유혹한다

비 오는 날 이정표 없는 시간을 걷다보면 마치 세월도 뒷걸음질 치는 것 같다. 여행은 알 수 없는 날씨와도 같다. 갑자기 폭우라도 만나면 걸음을 멈춰 세우기도 하고 그냥 비 따라 걸음을 재촉하기도 한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커피가 생각난다. 그렇게 비와 커피가 있는 강릉 카페 거리로 갔다. 이 낯선 곳에서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글. 전윤선(사/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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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해변

안목해변, 비 오는 날 더 깊어지는 풍경

비 오는 안목해변은 세상과의 시간이 다른 것 같다. 그곳은 커피로 빗장이 열리면서 자신들이 부지런히 다져온 삶의 길이 커피로 재생했다. 급격한 온난화로 국내에서도 커피가 재배되니 자연은 마치 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 같다.
빗줄기가 굵어지고 바람이 거칠어졌다. 우산을 썼는데도 억수탕을 방불케 하고 비바람은 힘없는 손아귀에서 우산을 자꾸 떼어놓으려 한다. 이미 옷은 비에 홀딱 젖어 휠체어 방석까지 파고들었다. 그래! 어차피 젖은 거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비를 흠뻑 맞아보랴. 젖은 김에 우산 든 손이라도 자유롭게 풀어줘야지. 휠체어 컨트롤은 비에 젖지 않게 방수 덮개를 씌우고 비 오는 바닷가를 자유롭게 산책한다. 안목해변은 열린관광지로 조성돼 접근성이 한결 나아졌다. 해변을 따라 보행로와 차도가 구분돼 안전하게 걷기 편리하다. 자판기 커피로 유명했던 안목해변은 2000년 이후 한국의 커피 문화를 이끈 바리스타 1세대들이 강릉에 정착하면서 커피의 메카로 만들었다. 그때부터 카페가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해변 주변은 온통 카페 천지가 됐다. 안목해변이 커피 거리로 소문나기 시작한 것은 자판기 커피가 원조다. 식후에 바다를 보면서 즐기는 자판기 커피 한잔은 여유롭고 향기로워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호강의 시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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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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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해변의 ‘강릉 커피거리’

동전 몇 개에 담긴 바다의 온기

지금은 몇 개 남지 않은 커피 자판기. 동전 몇 개로 행복해지는 자판기 커피는 참을 수 없다. 비에 젖은 옷으로 한기를 느낄 때 쯤 자판기에서 온기를 품은 믹스커피가 툭 떨어진다. 한 모금은 바다를 위해, 한 모금은 가늘어지는 빗줄기를 위해, 또 한 모금은 잦아드는 바람을 위해 건배했다. 이곳이 왜 커피의 성지가 됐는지 알 것 같았다. 달달하고 깊은 풍미는 목젖을 타고 몸속 깊이 파고들어 한기가 가시기에 충분했다. 호사로운 지금은 세상 부러울 것 없다.

바다를 닮은 커피, 머물고 싶은 풍경

안목해변에는 사진 찍기 좋은 조형물 있다. ‘바다를 닮은 커피’라는 명칭도 마음에 든다. 조형물에 접근성도 양호해 더 맘에 든다. 안목해변 조형물은 죄다 커피잔 모양이다. 역시 커피의 메카답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바람이 비구름을 몰고 어디론가 흘러간다. 여느 때 같으면 화장실 때문에 커피 마시기를 꺼렸지만 안목해변에서는 그럴 필요 없다. 열린관광지로 조성된 이후 장애인 화장실, 카페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동휠체어 급속충전기도 설치돼 있어 전동휠체어를 탄 여행자는 배터리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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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 조형물이 설치된 전망 데크

걱정은 접어두고 카페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3층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어 원하는 층으로 이동 가능하다. 똑같은 커피라도 내가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분위기도 커피 맛도 다르다. 달콤한 빵 냄새와 향긋한 커피향기가 참을성 잃게 한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지금이 느린 화면처럼 더디 가길 바라본다. 뜨거운 커피가 몸과 마음을 녹인다. 거친 날씨를 헤치고 이곳까지 온 내가 또 다른 수행자가 아닐까. 변화무쌍한 자연은 휠체어 탄 일상을 불편하게 하지만 불행하진 않다. 아니 자신에게 익숙하면 불편한지 모른다. 나도 이곳 사람도 자연을 활용하고 때론 순응하며 살아간다. 햇살 한 줌이 구름 사이를 뚫고 나온다.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진 바다 위로 위태로운 아름다움이 유혹한다. 그 빛으로 생명을 틔우는 작은 꽃들에게서 위대함을 묵도한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나온 여행에서 충만한 감성과 대자연 앞에서 마음을 비워낸다. 삶의 여정은 나와 또 다르게 조우 할 테니까.

안목해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15년부터 선정 및 조성하고 있는
무장애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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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법

강릉 시외/고속버스터미널: 302-1번 버스 이용
강릉 KTX역: 225-1번, 314-1번 버스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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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 정보

- 안목해변을 따라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고, 곳곳에 장애인 주차장이 있다.
- 카페거리 초입과 방파제 초입에 공중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이 있다.
- 휠체어를 이용해 카페거리 전체, 방파제 등 장소 이동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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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카페

허스크밀(033-653-1332)
346 커피스토리(0507-1315-0605)
커피 아메리카(0507-1493-9879)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