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함과 원칙을 지키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집중력과 긴장을 필요로 한다. 청렴도 점검과 제도 개선, 감사 업무를 담당하는 감사실의 청렴감사팀 역시 늘 긴장 모드다. 그런데 오늘, 허새잎 팀장, 김내영 과장, 강봉구 과장(이하 삼인방)에게 작은 쉼표 같은 시간이 주어졌다.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환기할 수 있는 기회다. 토마토의 산뜻한 풍미가 어우러진 특별한 메뉴로 몸과 마음을 충전해 보자. 그리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 한결 맑아진 기분으로 공단의 청렴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보리라.
글. 편집실 사진. 홍승진 영상. 황의진
토마토의 새로운 얼굴
오늘의 주된 식재료는 토마토다. 종종 블로그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는 ‘토마토 라멘’, 그리고 ‘토마토 야끼교자’라는 이름의 음식이다.
토마토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분명할 것 같다. 아주 상큼한 과일이 아닐뿐더러, 손질이 까다롭진 않으나 베어 물었을 때 물컹거리는 식감과 과하게 흐르는 과즙에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샐러드에서는 상큼함을, 소스에서는 깊은 감칠맛을, 수프에서는 부드러운 풍미를 더한다. 게다가, 불에 살짝 익힌 토마토의 활용범위는 누구라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 케첩이 되어 국민 소스로 활약 중이니, 그야말로 ‘멋쟁이 토마토’ 아닌가?
종류 또한 방울토마토·찰토마토·완숙토마토 등 생각보다 다양하다. 방울토마토는 한입에 먹기 좋고, 찰토마토는 단단한 식감이 특징이다. 그리고 오늘 준비된 완숙토마토는 맛이 비교적 부드러워 양념이나 육수와 어우러지는 요리에 많이 쓰인다. 가열되는 동안 그 모든 특징으로 국물의 풍미를 더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니 이전 메뉴, 토마토 야끼교자&라멘의 맛을 기대해도 좋다. 다만 불은 라면은 사절이니, 야끼교자 먼저 만들어 보기로 한다.
삼인방도 준비됐다. ‘국물’과의 조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면서도, ‘쫑긋’ 귀를 세우고 딕션 좋은 이주은 셰프의 설명을 따라 토마토의 숨은 매력 찾기에 의욕이 활활 타오른다. 참고로, ‘야끼(焼き)’는 일본어로 ‘굽다’라는 뜻이며, ‘교자(餃子)’는 밀가루 반죽에 고기와 채소를 넣어 빚은 ‘일본식 만두’를 말한다. 결국 ‘야끼교자’는 만두를 팬에 노릇하게 구워 바닥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즐기는 일본식 군만두로 설명 가능하다.
(좌측부터) 강봉구 과장, 김내영 과장, 허새잎 팀장
첫 번째 매력,
바삭함 속 감칠맛
먼저 만두소 만들기에 나선다. 다진 돼지고기에 굴소스와 감자전분을 넣어 밑간한다. 셰프님에 따르면 소금이나 후추보다는 굴소스가 감칠맛을 살리며, 감자전분은 고기와 채소의 수분을 잡아 만두소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돕는다. 또 한 방향으로 치대야 단단하게 뭉쳐 빚기에도 좋다고 하니, 숟가락을 잡은 채 한껏 힘이 실린 팔이 아파도 조금만 참기로 한다.
이어 양배추를 볶음밥 재료처럼 곱게 다지고, 토마토는 씨가 있는 중앙 부분을 도려낸 후 같은 방법으로 칼질한다. 수도 없이 마주해 온 토마토 씨라지만 그것을 도려내 본 경험은 없던 터라 머뭇거리자, 셰프님의 설명과 시연이 뒤따랐다.
“과피 부분은 남기고 과육과 씨를 숟가락으로 떠내면 됩니다. 가운데 하얗게 보이는 심도 함께 제거해 주세요. 이 부분은 과즙이 많아 그대로 넣으면 만두소의 수분이 과해지거든요. 대신 버리지 말고 따로 담아 두세요. 라멘 육수를 만들 때 감칠맛을 더하는 재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셰프님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 예쁘게 도려내는 데 성공하자, 삼인방은 한결 자신감을 얻은 표정으로 다지기에 돌입했다. 조금 전 양배추를 다졌던 리듬 그대로 토마토도 잘게 깍둑썰기한 뒤, 밑간해 둔 다짐육에 넣어 고루 섞는다.
비로소 토마토 야끼교자의 만두소가 완성됐다. 이제 만두를 빚어 구울 차례다.
토마토, 양배추 등의 재료를 섞어 소를 만드는 모습
빚고 굽기, 맛과 멋을 한꺼번에
삼인방의 눈길은 만두피 가장자리에 물을 고루 바르고 만두소를 곱게 쌓는 셰프의 손끝으로 자연스레 향해 했다. 물을 바르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소는 얼마나 담아야 하는지, 주름은 어느 방향으로 잡는지, 한 동작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삼인방의 의지는 결연하다. 셰프님의 격려도 뒤따랐다.
“만두피 중앙에 동그랗게 소를 올린 뒤 반으로 접어 주세요. 한쪽 면에만 일정한 간격으로 주름을 잡는 것이 포인트예요. 처음에는 어려워 보여도 두세 번만 해보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만두피가 잘 붙지 않아 물을 덧바르고, 서로를 살피며 속도를 맞추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삼인방은 단번에 단정한 주름을 잡아냈다. 반달 모양의 교자가 하나둘 빚어졌고, “예쁘게 나왔다”는 목소리에도 뿌듯한 감정이 기분 좋게 실렸다.
주름을 넣어 빚은 만두
반달 모양의 교자가 하나둘 완성되자, 이제 마지막 단계인 ‘야끼’의 시간이 찾아왔다. 같은 재료와 같은 모양이라도 불 조절과 타이밍에 따라 바삭한 식감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삼인방은 다시 셰프의 말과 손놀림에 다시 집중한다.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른 뒤 교자를 가지런히 세워 올리고는 뚜껑 덮는다. 셰프님에 따르면, 뚜껑을 덮어야 열이 안에서 순환하면서 바삭한 식감이 살아난다. 또, 처음에는 바닥이 노릇하게 익도록 불을 세게 켜 두고, 노릇해졌다 싶으면 뚜껑을 열어 물 세 큰술을 팬 가장자리에 조심스럽게 붓는다. 뜨거운 기름이 갑자기 튈 수 있으니, 뚜껑을 방패 삼아 막아내면 된다.
다시 뚜껑을 덮고 3분 정도 더 익히자, 굽기와 찌기가 동시에 이뤄지며 바닥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야끼교자가 완성됐다. 뚜껑을 여는 순간 고소한 향과 함께 노릇하게 익은 교자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냄새부터 맛 있다”, “기대 이상으로 예쁘다”는 감탄 가운데 공유 주방의 분위기마저 바삭해지는 느낌이다. 접시에 단정히 옮겨 담은 모습이 멋스럽다.
노릇하게 구워진 토마토 아끼교자
두 번째 매력, 국물에 스민 산미
이번에는 토마토 라멘을 만들어 보기로 한다. 일본식 라멘에 토마토의 산뜻한 산미와 감칠맛을 더한 토마토 라멘은 이탈리아 요리와 일본의 라멘 문화가 만나 탄생한 퓨전 음식이다. 붉은 토마토가 더하는 풍미는 국물의 깊이를 살리면서도 한층 가벼운 매력을 선사한다.
먼저 토마토페이스트 두 큰술에 고추장 한 작은술, 양조간장과 국간장을 각각 한 큰술씩 넣어 골고루 섞는다. 토마토페이스트가 산뜻한 감칠맛을 책임진다면, 고추장은 토마토의 산미를 부드럽게 다듬어 국물의 맛을 한층 균형 있게 잡아준다. 양파는 볶음밥 재료처럼 잘게 다지고, 마늘은 칼등으로 으깬 뒤 곱게 썰어 향을 살리도록 한다. 완숙토마토는 깍둑썰기하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갈라 베이스를 준비한다.
토마토 라멘을 완성한 후 맛을 보는 삼인방
이제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른 뒤 양파와 마늘을 먼저 볶아 향을 낸다. 이어 돼지고기를 넓게 펼쳐 올리고, 그 위에 완숙토마토와 방울토마토를 듬뿍 얹고는 뚜껑을 덮는다. 셰프님은 긴장하는 삼인방을 “처음부터 육수를 붓지 않아도 익히기에는 토마토의 수분만으로 충분하다”는 말로 안심시킨다.
잠시 뒤 뚜껑을 열자 토마토는 자연스럽게 무르익어 있었고, 주걱으로 가볍게 으깨자 붉은 과즙이 국물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 한 알 육수를 넣어 한소끔 끓인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에그누들을 넣어 익히면 토마토 라멘이 완성하고, 그릇에 담아 파란 열무를 고명으로 얹으면 된다.
붉은 토마토 국물 위에 초록빛이 더해지자 한 그릇의 색감도 한층 선명해졌다. 근사한 한 끼를 직접 완성한 삼인방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번졌고, 다시 일터에서 공단의 청렴을 든든히 지켜 나가겠다는 다짐도 함께 담겼다.
식물학적으로 열매를 맺는 과일인 토마토가 채소로 분류된 배경에는 1893년 미국 대법원의 ‘닉스 대 헤든(Nix v. Hedden)’ 판결이 있다. 당시 미국의 관세 제도는 채소에만 관세를 부과하고 과일은 면세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에 토마토 수입업자들은 토마토가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일상적으로 식탁에서 채소처럼 소비된다”는 이유로 토마토를 채소로 판단했다. 이 판결은 식물학적 정의보다 일상적인 쓰임과 경제적 현실을 우선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라멘&야끼교자 Recipe

- 〈토마토 야끼교자〉
- 돼지고기
- 굴소스, 감자전분
- 양배추
- 완숙토마토 ½개
- 만두피 6장
- 포도씨유
- 돼지 다짐육에 굴소스, 감자전분을 넣고 한 방향으로 치대어 육질을 부드럽게 만든다.
- 양배추를 잘게 다지고, 완숙토마토는 씨를 파낸 후 작게 자른다.
- 양념한 고기에 토마토·양배추를 섞어 만두 6개를 빚는다.
- 팬을 예열한 뒤, 기름으로 고르게 코팅한다.
- 만두를 올린 후 뚜껑 덮어 1분 가열한다. 물 3큰술 넣고 뚜껑 덮어 3분간 더 가열해 준다.
- 그릇에 담아 초간장과 함께 완성한다.
- 〈토마토 라멘〉
- 토마토페이스트
- 고추장
- 양조간장, 국간장
- 양파, 마늘
- 토마토
- 에그누들
- 토마토페이스트 두 큰술에 고추장 한 작은술, 양조간장과 국간장을 각각 한 큰술씩 넣어 골고루 섞는다.
- 양파는 볶음밥 재료처럼 잘게 다지고, 마늘은 칼등으로 으깬 뒤 곱게 썰어 향을 살리도록 한다. 완숙토마토는 깍둑썰기하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갈라 베이스를 준비한다.
-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른 뒤 양파와 마늘을 먼저 볶아 향을 낸다.
- 돼지고기를 넓게 펼쳐 올리고, 그 위에 완숙토마토와 방울토마토를 듬뿍 얹고는 뚜껑을 덮는다.
-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 뒤, 에그누들을 넣고 끓인다.
허새잎 팀장
청렴감사팀의 하루는 긴장의 연속입니다. “어떻게 하면 조직을 더 투명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업무에 몰두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많죠. 그런 와중에 참여한 이번 쿠킹클래스는 잠시나마 부담을 내려놓고 숨을 고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니터 속 문서 대신 싱싱한 토마토를 썰고, 동료들과 함께 요리를 완성해 가는 과정만으로도 지쳤던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팀원들과 더 가까워진 것 같고, 작은 쉼표가 일상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도 새삼 느꼈습니다. 오늘 충전한 좋은 기운을 원동력 삼아 다시 공단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겠어요.
김내영 과장
청렴감사팀의 분위기는 원칙과 기준으로 늘 팽팽합니다. 그래서 딱딱한 사무실을 벗어나 동료들과 함께 요리를 배우고,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웃었던 이번 시간이 더 즐거웠어요. 음식을 만들면서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었고, 바쁜 업무 속에서 쌓인 스트레스도 잠시 내려놓았죠. 앞으로도 직원들이 편하게 즐기며 소통할 수 있는 이러한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강봉구 과장
감사실 청렴감사팀에서 청렴교육과 공공재정환수법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가까이에 이렇게 좋은 쿠킹클래스 공간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고, 허새잎 팀장님과 김내영 과장님과 함께 직접 요리를 만들고 완성한 음식을 나눠 먹는 경험도 무척 새로웠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좋은 사람들과 웃으며 보낸 시간 덕분에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제대로 힐링했어요. 오늘 배운 요리를 집에서도 꼭 다시 만들어 가족들에게 대접해 볼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