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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타임
직원들이 들려주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조직의 온기와 쉼을 나누는 코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판교디지털훈련센터

뜨거운 여름 건너온 우리에게

보양식 한 그릇 ‘삼계탕’

여름철을 지나다 보면 어김없이 찾게 되는 음식이 있다. 푹 익은 닭 한 마리에 찹쌀과 인삼, 대추를 채우고 뜨끈한 국물까지 든든하게 담아낸 삼계탕이 그것이다. 말복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14일, 디지털훈련센터의 홍성훈 수석전문위원, 유승주 대리, 장유나 교사(이하 세 사람)가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대 앞에 섰다. 무더위를 견디느라 지쳤을 스스로에게 든든한 보양식 한 끼를 선물하기 위해서다. 재료를 손질하고 닭 속을 채우며, 한 그릇의 보양식을 완성해 가는 세 사람의 유쾌한 시간을 엿본다.

글. 편집실 사진. 홍승진 영상. 황의진

여름의 끝자락, 나를 위한 보양 한 그릇

‘장애인과 일터’ 9월호로 찾아온 지금, 달력상 삼복더위는 이미 지나 있다. 하지만 여름이 남긴 피로까지 말끔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따라서 세 사람은 “무더위 속에서 출퇴근하고 일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지친 몸을 보양식으로 달래면 좋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간 수십 번의 여름을 지나며 숱하게 먹어 온 음식이지만, 손수 만들고 함께 나눈 오늘의 삼계탕은 그중에서도 오래 기억될 듯하다.
삼계탕은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재료 하나하나를 준비하고 닭 속을 채운 뒤 천천히 익혀 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부담 없이 도전해 볼 만하다. 무엇보다 한 그릇 안에 닭고기와 곡물, 여러 부재료가 어우러져 다른 반찬을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든든한 식사가 된다는 점에서 그 매력은 배가된다.
그리하여, 세 사람은 이번 오프 타임을 통해 무섭도록 뜨거운 계절을 무사히 건너온 나에게 소박한 보양의 시간을 선물하기로 한다. 함께 재료를 손질하고 닭 속을 채워 정성껏 완성하는 만큼, 그 맛과 의미도 남다를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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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장유나 교사, 홍성훈 수석전문위원, 유승주 대리

맛의 비결은 ‘많이’보다 ‘어우러짐’

닭은 8호로 준비됐다. 이주은 셰프의 말로는 두세 사람이 과하지 않게 먹을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비슷한 듯 다른 ‘백숙’, ‘닭한마리’와의 차이를 짚어주기도 했다. 백숙은 닭 자체의 담백한 맛을 살려 푹 삶아 먹는 음식인 반면, 닭한마리는 육수에 닭과 감자·떡·칼국수 등을 넣고 식탁에서 함께 끓여 먹는 전골식에 가깝다고. 그리고 “닭 속에 찹쌀과 마늘, 인삼 등을 넣고 푹~ 끓이는 것이 삼계탕”이라고 하니, 왜 삼계탕이 보양식으로 사랑받는지 새삼 알 것 같다. 막연히 알고 있던 개념이 또렷해졌다는 느낌에 왠지 보양도 한층 제대로 될 것만 같다. 여기에 셰프님의 다음과 같은 해석까지 더해지니, 의욕도 한층 살아난다.
“삼계탕의 핵심은 몸에 좋다는 재료를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재료가 가진 맛과 향이 서로 조화를 이루게 하는 데 있어요.” 닭의 담백한 맛을 중심으로 찹쌀의 구수함과 마늘의 알싸한 풍미, 인삼과 대추, 여러 한방 재료의 향이 어느 하나 튀지 않고 어우러져야 비로소 한 그릇의 맛이 완성된다는 이야기다. 좋은 재료라고 해서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능사는 아닌 셈이다.
셰프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또 한 번, 그동안 무심히 받아 들었던 그 한 그릇 뒤에 숨어 있는 수고를 생각하게 된다. 한 그릇을 완성하기까지는 재료를 씻고 불리고, 닭을 손질하고 속을 채우는 작은 손길이 여러 번 겹쳐진다. 먹는 사람에게는 금세 비워지는 한 끼지만, 만드는 사람에게는 미리 준비하고 기다리고 살피는 시간을 차곡차곡 쌓은 결과였다. 찹쌀은 미리 충분히 불려둬야 하고, 꼬리와 엉덩이 주변의 지방을 덜어내야 국물 맛이 한층 더 깔끔해진다. 닭의 속을 채우는 데 욕심을 내면 제대로 익지 않기 때문에 70~80% 정도만 넣는 게 좋으며, 재료를 모두 채운 후에는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도록 닭의 다리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엮어 꼼꼼히 여며줘야 한다. 한쪽 다리 아래에 칼집을 내고 반대쪽 다리를 끼워 넣으면 마치 양반다리를 한 듯 두 다리가 단단히 맞물린다지만, 보기에는 간단해도 막상 해보면 손에 익지 않아 잠시 씨름하게 되는 과정. 그래도 세 사람 모두 셰프님의 설명을 따라 차분히 손을 움직이며, 평소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한 그릇의 수고를 직접 경험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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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다리를 교차해 고정하고, 냄비에 앉히는 모습

맛을 ‘기다림’과 멋을 ‘곁들임’

평소에는 그저 식탁에 오른 삼계탕을 맛있게 먹었을 뿐인데, 막상 하나하나 만들어 보니 역시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한여름 더운 주방에서 재료를 손질하고, 닭의 속을 채우고, 오랜 시간 불 앞을 지켜야 비로소 완성되는 음식이었다.
삼계탕이 냄비 안에서 익어가는 동안, 세 사람은 곁들일 반찬을 준비하느라 다시 한번 바빠진다. 먼저 열무는 초록빛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도록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1~2분 정도만 살짝 데친다. 데친 열무는 4~5cm 길이로 먹기 좋게 자르고, 된장과 참기름, 다진 마늘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다. 구수한 된장에 고소한 참기름, 알싸한 마늘 향까지 어우러지면 열무 된장무침 완성이다.
부추겉절이는 그보다 간단하다.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른 부추에 채 썬 양파와 다진 마늘을 더하고, 진간장과 고춧가루, 알룰로스, 참기름을 차례로 넣는다. 양념이 고루 묻을 만큼만 살살 버무리면 끝. 단, 너무 힘주어 섞지 않아야 부추 특유의 싱싱한 식감도 그대로 살아난다.
드디어 구수하고 부드러운 열무 된장무침에 알싸하고 산뜻한 부추겉절이까지 차려지고, 어느새 한 상이 제법 든든해졌다. 이제 남은 것은 냄비 속에서 차분히 익어가는 오늘의 주인공을 기다리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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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 된장무침과 부추겉절이 준비 단계

먹기 전, 마음부터 든든

오랜 기다림 끝에 삼계탕이 모습을 드러냈다. 뚜껑을 열자 닭은 부드럽게 익어 있었고, 뚜껑 안쪽에 머물던 한방 재료의 은은한 향이 따뜻한 김과 함께 퍼져 나왔다. 문제는 닭의 크기에 비해 그릇이 다소 작았다는 것. 집중하며 과정을 따라가느라 조용하던 세 사람의 말문이 드디어 열렸다. “닭이 너무 좁아 보인다”, “그릇이 닭한테 잘못했다”, “이사 가야 할 것 같다”라는 말과 함께 한바탕 웃음소리도 터져 나온다.
조심스럽게 닭을 떠 그릇에 옮겨 담고, 국물도 자작하게 채웠다. 여기에 곁들일 반찬까지 하나둘 올리니 상차림이 제법 근사하다. 직접 손질하고 속을 채우고, 끓는 시간을 기다리며 곁들임 반찬까지 만든 만큼 먹기 전부터 마음이 먼저 든든하고 뿌듯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오래 끓여 부드러워진 닭고기에는 찹쌀과 한방 재료의 향이 은근하게 배어들었고, 곁들인 열무 된장무침과 부추겉절이는 자칫 묵직할 수 있는 삼계탕 맛에 산뜻함을 더했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손수 만들어낸 음식이라 그런지 평소 먹던 삼계탕보다 한층 특별하게 느껴진다. 뜨끈한 한 그릇으로 몸의 기운을 채우고, 함께 요리하며 웃고 이야기하는 사이 기분까지 한결 가벼워진 세 사람. 잠시 일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정성껏 차린 한 끼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작은 힘이 되어 준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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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상식!

삼계탕 속 재료에는 저마다 역할이 있다. 찹쌀은 든든함을 더하고, 마늘은 풍미를, 인삼은 특유의 향과 함께 기력 보충을 돕는다. 대추는 은은한 단맛을 더해 국물 맛을 부드럽게 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그렇다면 삼계탕 속 대추, 먹어도 될까?
대추가 닭의 독이나 나쁜 성분을 흡수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근거는 없다. 단맛과 향을 더하기 위해 넣는 재료인 만큼 안심하고 함께 먹어도 된다. 오히려 푹 익은 대추까지 맛봐야 삼계탕 한 그릇을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삼계탕 Recipe

삼계탕 재료 이미지
재료
  • 〈삼계탕〉
  • 닭(8호)
  • 속: 찹쌀, 통마늘, 대추, 수삼, 황기
  • 국물: 삼계탕 육수팩, 한알육수
  • 고명: 부추, 대파
삼계탕 조리방법
  • 찹쌀(1/2컵 정도)은 1시간 이상 불린 뒤 물기를 빼둔다.
  • 닭을 차가운 물로 깨끗이 세척한 다음, 꼬리와 엉덩이의 지방 및 발톱을 제거하는 등 손질해 준다.
  • 닭 배 속에 불려둔 찹쌀, 통마늘, 대추, 수삼을 넣는다.
  • 허벅지 안쪽에 칼집을 내고 다리를 서로 꼬아 모양을 잡는다.
  • 냄비 바닥에 황기를 깔고, 그 위로 닭을 올린다. 육수팩을 넣고 물 1.5L를 채운 뒤 끓인다.
  • 중강불(7~8단)에서 약 10분간 가열한 뒤 뚜껑을 열고 거품을 제거한다.
  • 한알육수 1개(선택)를 넣고 약불에서 50분간 더 끓인다.
  • 육수팩과 황기를 건져낸 다음, 4~5cm 길이로 자른 부추를 넣고 5분 더 끓인다.
  • 완성 후 5분 정도 뜸을 들인다. 그릇에 담아 기호에 따라 소금과 후추를 추가한다.
  • 〈열무 된장무침〉
  • 열무
  • 양념: 된장, 참기름, 마늘, 통깨
  • 〈부추겉절이〉
  • 부추
  • 양파, 진간장, 고춧가루, 레몬즙, 알룰로스, 마늘, 참기름, 통깨
열무 된장무침 & 부추겉절이 조리방법
  • 열무는 4~5cm 길이로 잘라 끓는 물에 1분 가량 데친다. 이후 찬물에 헹둔 뒤 물기를 꽉 짜준다.
  • 준비된 열무에 된장, 참기름, 다진 마늘, 통깨를 넣고 가볍게 무칩니다.
  • 부추는 4~5cm 길이로 자르고, 양파는 얇게 채 썬다.
  • 3이 담긴 볼에 진간장, 고춧가루, 레몬즙, 알룰로스,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고 잘 섞는다.
  • 4를 10~15번 정도만 가볍게 버무린 뒤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 열무는 1분 내외로 데쳐야 식감이 아삭하다. 부추는 먹기 직전에 버무리는 것이 신선한 맛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니 인터뷰
홍성훈 수석전문위원
홍성훈 수석전문위원

판교디지털훈련센터에서 훈련생들의 직업훈련과 사례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단에서 33년간 장애인 상담과 취업, 훈련 현장을 경험해 온 만큼 늘 훈련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죠. 그런 와중에 참여하게 된 이번 오프 타임은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환기할 수 있었던 반가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말복에 맞춰 직접 만들어 먹으니, 무더위에 지친 심신이 조금이나마 달래지는 기분이에요. 함께 재료를 손질하고 한 그릇을 완성하는 과정도 즐거웠고요. ‘장애인과 일터’ 독자 여러분도 삼계탕을 비롯한 든든한 보양식으로 여름의 피로를 잘 털어내고 건강한 9월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유승주 대리
유승주 대리

인사 교류를 통해 한국마사회에서 판교디지털훈련센터로 오게 됐습니다. 훈련 과정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훈련생들이 전문 역량을 갖춰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사무실을 벗어나 부서원들과 직접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에요. 여러 재료가 서로 잘 어우러져야 맛있는 삼계탕이 완성되는 것처럼, 저 역시 공단 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좋은 시간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고, 남은 여름 건강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유나 교사
장유나 교사

장애인 훈련생들이 직업훈련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당당히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훈련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감을 얻고 성장의 결실을 맺기까지 곁에서 함께 고민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죠. 평소에는 훈련생들의 성장을 돕는 입장이지만, 오늘은 부서원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며 오히려 배우는 즐거움을 느낀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삼계탕 한 그릇에 깊은 정성과 시간이 스며들듯, 오늘 동료들과 나눈 웃음과 배움의 마음을 다시 훈련 현장으로 가져가고 싶네요. 든든한 보양식으로 기운을 가득 채운 만큼, 남은 한 해에도 훈련생들의 성장을 세심하게 돕는 든든한 페이스메이커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