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산학연계훈련을 거쳐 지난 4월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 입사한 김예설 씨. 엑셀부터 익혀야겠다고 생각했던 이 신입사원은 불과 두 달 만에 AI와 자동화를 익히고, 직접 만든 프로그램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새로운 일과 일터를 받아들이는 열의도 남다르다. 이번 ‘일터의 하루’에서는 예설 씨의 안내를 따라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의 하루를 들여다본다.
글. 편집실 사진. 홍승진
처음 만난 일터, AI와 함께하는 새로운 일상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지역사회 균형 발전과 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넥슨코리아의 자회사로, 부산 지역 및 게임업계 최초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이다. 넥슨코리아가 서비스하는 온라인·모바일게임의 고객지원과 게임 운영 업무를 담당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게임과 이용자를 잇는 역할을 한다. ‘차이는 있지만 차별이 없는 회사’라는 슬로건 아래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직원의 능력과 전문성을 존중하며, 동등한 근로조건과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맞춤형 산학연계훈련을 통해 직장생활과 자립에 필요한 기본소양을 교육하고, 우수 훈련생에게는 정규직 입사의 기회도 제공한다. 예설 씨 역시 이 과정을 거쳐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의 식구가 됐다. 중학교 1학년 겨울,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몸의 오른쪽에 마비가 온 예설 씨는 오랜 재활을 거쳤지만, 지금도 체력이나 몸을 움직이는 데 제약이 있다.
대학에서 공공정책학을 전공한 예설 씨는 입사 전까지 프로그래밍이나 IT 관련 경험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AI를 오타를 확인하거나 문장을 다듬는 정도로 활용했지만, 사내 교육과 동료들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된 덕에 직접 업무 도구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예설 씨의 모습
팀 회의에서 발표를 진행 중인 예설 씨
‘빠르게’보다, ‘정확하게’
예설 씨가 속한 웹서비스운영팀은 공식채널관리와 이슈모니터링을 통해 게임 이용자의 안전한 소통을 돕는다.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디스코드 등의 게시글과 댓글에서 욕설·비방·개인정보 노출 여부를 살피고 운영정책에 따라 조치하는 한편, 여러 온라인 채널에서 이용자 반응과 오류 징후를 파악해 담당 부서에 전달한다. 정당한 의견은 존중하면서 이용자의 불편과 피해를 줄이는 일이다.
예설 씨는 입사 초기 함께 취업한 동료들보다 실무 투입이 늦어지는 것 같아 조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은 판단 하나가 이용자 경험과 서비스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업무를 충분히 이해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빠르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꼼꼼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서 정확한 답을 내리는 것이 중요해요.” 선배에게 들은 이 말은 예설 씨가 일하는 기준이 됐다.
AI를 활용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졌다. 문서 정리와 발표 자료 작성에 AI를 활용하고, 회사의 AI 직무교육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은 AI에게 다시 물으며 하나씩 익혀갔다. 질문도 “이거 해줘”에서 “내 생각은 이런데 네 의견은 어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로 바뀌었다. AI가 내놓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더해 결과물을 다듬어간 것이다. 그렇게 AI를 활용하는 데 익숙해지자, 예설 씨의 관심은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데서 나아가 반복되는 일을 줄이고 더 효율적인 방법을 직접 찾는 일로 넓어졌다.
복도에서 동료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사무실 내 예설 씨의 근무 책상
반복되는 업무에서 찾은 자동화의 가능성
입사 5주 차, 예설 씨는 생애 처음으로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수신된 메일의 제목에 포함된 게임명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여러 메일 가운데 업무에 필요한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고 정리하던 과정을 간소화한 것이다. 첫 자동화 프로그램이 실제 업무에 적용된 경험은 예설 씨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안겨줬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개인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팀의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팀에서 작성하던 엑셀의 업무 내용을 자동으로 집계하고, 그 결과를 정해진 방식에 따라 메일로 발송하도록 바꿨다. 휴일근무 신청을 놓친 직원에게는 필요한 시점에 세 차례 알림이 전달되도록 설정했다. 사람이 매번 확인하고 챙겨야 했던 일들을 프로그램이 대신 처리하도록 만든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게임 커뮤니티의 게시물 이미지를 확인하는 업무에서 나타났다. 게임 이용자들이 올리는 게시물에는 글뿐 아니라 이미지도 포함된다. 안전한 커뮤니티 환경을 유지하려면 이러한 이미지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하는데, 기존에는 담당자가 하나씩 확인해야 했다. 예설 씨는 이 지점에서 AI를 활용했다. 게시물 이미지를 AI가 먼저 검토하고, 문제가 의심되는 경우에만 담당자에게 알리도록 한 것이다. AI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담당자가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고 최종 판단할 수 있도록 업무 흐름을 바꿨다. 이렇게 두 달 사이 예설 씨가 만든 네 개의 자동화 프로그램이 실제 업무에 적용됐다.
팀 회의 시간
“제가 만든 프로그램이 실제 업무에 쓰인다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처음으로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것도 기뻤지만, 그 덕분에 동료들이 반복하던 일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게 더 뿌듯했죠.”
첫 자동화 프로그램이 팀 업무에 적용됐을 때의 경험은 예설 씨에게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 자신이 배운 기술이 단순히 개인의 업무를 편리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동료들의 수고를 덜고 팀의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 경험은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직접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자신이 배운 기술로 동료들의 수고를 덜고, 팀의 일하는 방식까지 바꿀 수 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 경험은 예설 씨에게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직접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자신감을 가져다줬다.
질문이 배움이 되는 일터
예설 씨가 짧은 시간에 AI를 익히고 네 개의 자동화 프로그램을 업무에 적용할 수 있었던 데는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모르는 것은 언제든 물어볼 수 있고, 신입사원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가 있었다. 선배들은 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었고, 잘못된 부분은 그때그때 짚어주었다. 덕분에 예설 씨도 실수를 두려워하기보다 먼저 시도하고, 결과를 확인하며 배우는 데 익숙해졌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이러한 배움과 도전이 특정 직원의 경험에 머무르지 않도록 업무 전반에서 새로운 기술의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지원과 게임 커뮤니티 모니터링 업무에 AI를 접목해 이용자 문의 유형과 반응,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등 직원들이 기술을 활용해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IT 업무 역량을 키우고, 익힌 기술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며 전문성을 넓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회사에 입사하면 엑셀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예설 씨는 이제 다음 자동화를 구상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즐거움뿐 아니라, 자신이 배운 것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동료들과 성과를 나누는 보람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던 일터가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이제 예설 씨에게 AI는 맡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됐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질문을 반기고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는 동료들이 있었다. 직원의 가능성을 믿고, 배움과 도전을 통해 성장을 지원하는 일터. 입사 두 달 차 신입사원의 작은 도전이 실제 업무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의 조직문화가 있었다.
김예설 사원(콘텐츠/서비스실 웹서비스 운영팀)
중학교 1학년 겨울,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몸의 오른쪽에 마비가 왔어요. 팔과 다리를 사용할 수 없어 걸을 수 없었고, 말도 할 수 없었죠. 서둘러 치료를 시작했고, 걷기와 손 사용을 위해 오랫동안 재활을 이어갔어요. 학교생활 중에도 회복을 위해 애썼던 기억이 나요. 지금도 체력이나 신체활동에는 제약이 있지만 재활과 배움을 이어가며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 입사하기 전에는 맞춤형 산학연계훈련에 참여해 게임 웹서비스 관리와 운영에 필요한 직무능력을 익히고, 직장생활에 필요한 기본소양도 배웠어요. 처음 접하는 업무라 낯설었지만, 훈련을 통해 직무에 필요한 기초를 익히고 정규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