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안내서

대구지역본부 신입 직원 4인의 향수 만들기

향기로운 향수를 따라
은은하게 기억될 오늘

글. 임산하  
사진. 박재우

나를 알아야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니 향수를 만든다는 것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구지역본부 신입 직원 4명에게 향수를 만든 오늘의 시간은 그윽한 추억이 되어 남았다.

각자 만든 향수를 선보이는 대구지역본부 신입 직원 4인

각자 만든 향수를 선보이는 대구지역본부 신입 직원 4인

  • 향긋하게 감도는 오늘의 설렘

  • 향기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곁을 맴돈다. 때로 설렘을 주고 행복한 시간을 선물하며, 마음을 적신다. 향수가 삶의 필수재는 아니지만 우리가 향수를 뿌리는 까닭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기분 좋은 낭만을 선사해 그날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다면, 그리고 그 향기가 상대를 미소 짓게 한다면, 그 가치를 사치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길목마다 머무는 날, 향수의 매력을 아는 대구지역본부 직원 4명이 수성구에 자리한 향수 공방 ‘미드나잇 인 센트’에 모였다. 백영신 대리, 이지은 대리, 박소정 주임, 이제영 주임 이들 넷은 지난해 12월 26일에 입사한 신입 직원으로 대구지역본부만이 갖고 있는 다정과 열정의 향기를 체화하는 중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려움 없이 적응해 나가는 데는 대구지역본부의 따뜻한 분위기가 컸다고. “그래서 대구지역본부를 떠올리면 좋은 향기를 맡은 것만 같아요”라고 입을 모아 말하는 이들이다. 여기에 함께 입사한 동기들과 끈끈한 동료애도 나누고 있어, 이만한 업무 환경은 없을 것이라는 이들. 미소 가득한 얼굴을 보니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늘은 향수를 만들며 동기들과 재밌는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돼요.” 이지은 대리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먼저 테이블에 모여 앉은 이들 앞에 종이 한 장씩이 놓인다. 나만의 향수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여러 향을 맡으며 선호도를 정리하기 위한 것. 여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상세하게 적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장미향이라고 해서 다 같은 장미향이 아니고, ‘물 먹은 장미향’, ‘풀 냄새가 섞인 장미향’, ‘부드러운 장미향’ 등 섬세하게 나뉘기 때문이다.

    • 향료를 배합해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중이다.

      향료를 배합해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중이다.

    • 오늘 만든 향수는 2주 정도 시간을 거치면 숙성이 되어 좀 더 부드러운 향이 된다.
      개성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저희도 대구지역본부에 잘 녹아들어 멋지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라는 각오도 잊지 않는 이들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했다. 이들이 머문 자리에 따뜻한 향기가 감도는 듯하다.

  • 진정한 꿈을 찾아 입사한 이들

  • “저는 비누를 머금은 듯한 장미향이 담긴 향수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오이향과 장미향이 밸런스 있게 드러나면 좋겠어요.” 평소에도 향수를 좋아한다는 이제영 주임은 20가지 향료를 음미하듯 맡으며 신중히 선호도를 체크한다. 그의 옆에서 백영신 대리도 하나하나 신중을 기한다. 실은 백영신 대리는 향수를 만들어 애인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가볍고 깔끔한 향의 향수를 만들 생각이에요. 애인이 진한 꽃향기나 파우더리한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이를 제대로 반영해야죠.” 그의 말에 모두들 오늘 과제를 잘 해결하길 바란다며 응원을 건넨다. 이지은 대리는 장미를 제외한 꽃향기에 가벼우면서도 봄 느낌이 만연한 향을, 박소정 주임은 은은하고 가벼우면서도 잔향이 좋은 베이비향을 만들 계획이다. 향을 느끼는 것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더욱더 ‘나’의 감각을 믿어야 한다. 마치 입사 준비를 했던 그때처럼 말이다.

    선호도를 체크하기 위해 향료의 냄새를 맡고 있는 백영신 대리(왼쪽)와 이제영 주임

    선호도를 체크하기 위해 향료의 냄새를 맡고 있는 백영신 대리(왼쪽)와 이제영 주임

    이들에게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이 하나의 꿈이었고,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싶은 무대였다. 공단에 지원한 공통된 이유라면, ‘나’를 안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사회에 공헌하면서 보람찬 일을 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백영신 대리는 “좀 더 큰 영역으로 나아가 다양한 분들을 만나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라며 다시금 의지를 되새긴다. 박소정 주임도 공단으로 이직을 한 것인데, 본래 인사관리 업무를 맡았던 그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익숙하고 여러 지원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그 역할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이제 각자의 역량을 살려 대구지역본부를 함께 밝히고자 하는 이들. 대구광역시는 물론 영천시, 경산시, 청도군 등 근교 도시까지, 장애인 및 사업주 지원을 수행하는 지역본부로서의 가치를 드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씩씩하게 다짐하는 이들이다.

  • 최고의 향을 만들어 낸 오늘

  • 이제 자신이 선택한 향료를 적어 각자 향수 레시피를 만든다. 우선 알맞은 비율로 배합하여 테스트를 한다. 다들 기대했던 향이 나온 듯한데, 왠지 백영신 대리가 곤란해 보인다. “큰일 났어요. 제가 좋아하는 향으로 했어야 했나 봐요.” 그러나 걱정도 잠시, 심기일전하여 가벼운 향을 내는 향료를 첨가하고, 머스크도 두 방울 추가해 흡족한 향수를 만들어 내는 그다. 이지은 대리와 이제영 주임도 한번 부딪쳐 보기로 한다. 공방 선생님에게 향이 조화롭다고 칭찬을 받았던 이지은 대리는 잔향을 내는 베이스 계열의 머스크를 넣어 보고, 이제영 주임은 첫 향기를 내는 탑 계열의 큐컴버(오이)를 추가해 본다. 사실 큐컴버는 향이 강해서 쉽게 넣는 향료는 아닌데, 그의 도전에 다들 박수를 보낸다. 1차, 2차, 3차까지 이어진 고민 끝에 비로소 ‘원하는 향’을 손에 넣은 이들. 무엇이든 부딪치는 자신감이 각자에게 최고의 향을 선물한 셈이다. 한 번에 완벽한 향을 만들어 낸 박소정 주임의 능력도 돋보인다.

    • 집중해서 향을 맡아 보는 이지은 대리

      집중해서 향을 맡아 보는 이지은 대리

    • 향료를 정확히 배합하기 위해 몰두한 박소정 주임

      향료를 정확히 배합하기 위해 몰두한 박소정 주임

    마지막으로 오늘 만든 향수에 이름을 지어 라벨링을 하면 끝. 그런데 작명을 해야 한다는 것에 고민이 깊어진 이들이다. 그래서 서로의 향을 맡아 보며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이야기를 해 주기로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던가. 자연스럽게 고민을 나누고 함께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니 업무에서도 열의를 다할 것이 보인다. 대화를 통해 최적의 결과를 완성해 낸 이들. 이제영 주임은 오이향과 장미향이 담겼다는 의미로 ‘O2 in rosebush’라고 지었으며, 이지은 대리는 평소 모토로 삼는 단어를 조합해 나만의 길을 간다는 의미로 ‘my own J’라고 이름을 붙였다. 백영신 대리는 공주의 눈물이라는 뜻의 ‘Tears of Princess’라고 짐짓 고결한 의미를 담는다. 박소정 주임은 ‘Baby flower’라며 ‘아기 꽃’이라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냈다.
    오늘 만든 향수는 2주 정도 시간을 거치면 숙성이 되어 좀 더 부드러운 향이 된다. 개성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저희도 대구지역본부에 잘 녹아들어 멋지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라는 각오도 잊지 않는 이들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했다. 이들이 머문 자리에 따뜻한 향기가 감도는 듯하다.

대구지역본부에 그윽하게 퍼지는 우리의 열정

    • 백영신 대리
    • 백영신 대리

      저는 취업지원부에서 취업알선 업무와 부수적인 서무 업무 등을 맡고 있으며, 공단의 일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오늘 향수를 만들면서 선물할 사람을 계속 떠올리게 되었는데, 업무를 할 때에도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항상 염두에 두기에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담감보다는 행복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 성장할 저의 모습을 기대해 주십시오.

    • 이지은 대리
    • 이지은 대리

      취업을 준비할 때 제가 가장 크게 비중을 둔 가치는 ‘보람’이었습니다. 저는 기업지원부에서 장애인고용장려금 지급 업무, 직장 내 장애인인식개선 교육사업 등을 맡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여러 업무를 경험하며 역량을 쌓아 공단과 사회에 보탬이 되는 직원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오늘 세상에 하나뿐인 향수를 만든 것처럼, 저만의 개성을 살려 하나뿐이되 조화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라 다짐합니다.

    • 박소정 주임
    • 박소정 주임

      다양한 향료가 섞여 하나의 향수가 만들어졌다는 게 재밌고 신기합니다. 모두 다른 사람이 모여 있지만 공단이 갖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직원 모두가 함께 달려가고 있는 것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현재 기업지원부에서 예산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 배우는 단계여서 많이 부족하지만 공단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업무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 이제영 주임
    • 이제영 주임

      저만의 향기를 담은 향수를 만들어서 기쁩니다. 물론 공단에 입사를 했을 때의 기쁨과는 비할 수가 없지만요. 저는 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서 공단에 입사했고, 지금은 기업지원부에서 근로지원인 및 장애인고용관리비용 지원, 보안·안전 관련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실수하지 않고, 폐가 되지 않는 직원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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