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함께

끝없이 상승하는 해수면,
사람들의 집을 빼앗다

글. 김가현

산업화가 이루어져 살기 편한 세상이 된 요즘. 한편으론 이 산업화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돼 사람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점점 높아지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모든 걸 말해주는 듯하다. 급기야 살짝 불편한 정도가 아닌 살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

  • 이상 기후로부터 잃어버린 삶의 터전

    • 기후 난민 또는 생태학적 난민(Ecological Refugee)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기후 변화로 삶의 터전이 없어진 사람을 뜻한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상 기후, 해수면 상승 등 급격한 생태 환경의 변화가 원인이다. 유엔 난민기구(UNHCR)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기상 재난으로 인한 강제 실향이 연평균 2,150만 회 이상 발생했다고 한다. 2011년부터 기후 난민의 수가 끊임없이 올라 현재 2억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2050년 까지 2억 명 이상의 기후 난민이 더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당장 집을 되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섬나라인 투발루, 파나마, 키리바시 등은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투발루는 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로 이미 2개의 섬은 바다에 잠겼다. 파나마의 작은 섬 가르디 수그두브는 해수면 상승으로 1,300여 명이 이주를 결정했다. 이렇게 끝없이 상승하는 해수면이 땅과 집을 잠기게 해, 사람들이 돌아갈 장소를 잃고 있다. 그렇다면 해수면이 상승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 해수면 상승의 원인은 사실상 우리

    • 해수면 상승은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바다의 높이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연안의 해수면은 30년간 약 9.1cm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씩 상승할 때마다 해수면은 약 2mm씩 상승한다고 추정된다. 이러한 해수면 상승의 원인은 크게 2가지가 있다.첫 번째, ‘온실가스 배출’. 온실가스는 지구 대기를 오염시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가스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이 있다. 산업과 교통, 에너지, 산림 등 인간의 주된 활동은 탄소를 방출하며 온실가스 농도를 증가시킨다. 온실가스는 지구의 평균 기온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이는 곧 극지방의 빙하를 녹여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빙하와 빙산의 융해’. 첫 번째 원인이었던 온실가스 배출의 연장선이다.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해 남북극의 빙하와 빙산이 녹고 있다. 녹은 물은 모두 바다에 흘러 들어가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이다. 현재 해수면 상승의 약 60%가 빙하와 빙산의 융해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의 약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해발 10m 이내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서 침수 위험에 처했다. 이는 곧 수많은 기후 난민 발생으로 직결된다. 그리고 빙하와 빙산이 녹으며 해양의 염분과 영양분 농도가 변화해, 수생 생물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서식지와 이동 패턴이 변할뿐더러 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키며, 돌연변이가 생길 위험도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는 하나의 일이 마치 꼬리물기 식으로 연달아 문제를 가져오니, 모두가 한마음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함께 살아갈 지구를 위하여

    • 산업화가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한 것은 사실이나,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의 가속도를 올려버린 것도 변치 않는 진실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해수면 상승과 기후 난민 발생은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장기적인 노력이 시급하며 개개인의 노력까지 필요한 시점이다.
      해수면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온난화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은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당장 침수 피해가 예상되는 곳에서는 대규모 방조제 건설이나 이주를 하는 등의 대응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2021년에 수문 70여 개를 건설했고, 마셸제도는 1/3의 인구가 미국으로 이주를 한 상태다.
      연결된 하나의 지구촌을 다 같이 살아가는 입장에서 기후 난민은 더 이상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언젠가 우리에게도 닥칠 문제이며, 그간 지구에서 살아간 우리들이 안고 책임져야 하는 이야기다. 다음 세대와 함께 살아갈 아름다운 지구를 원한다면 지금이 노력할 때다. 끝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생활 속에서 노력한다면 훗날 우리의 미래가 더 나은 모습일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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