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이사장 인터뷰
장애인들의 희망을 싹 틔우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되겠습니다
글.
임채홍
사진.
신현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16대 이사장에 이종성 전 국회의원이 취임한 지 한 달여 시간이 지났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는 지금도 장애인의 고용과 권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 장애인들이 품은 희망을 싹 틔울 수 있도록 돕는 공단을 만들고 싶다는 이종성 이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제16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_____무엇보다 제16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 이사장으로서 장애인고용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삶의 희망과 직업을 통한 자립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공단은 국내 장애인 고용과 관련하여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기관인 만큼 장애인들과 사회로부터 기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이사장으로 취임하신 지 한 달 정도 지났습니다. 이사장님이 생각하시는 공단에 당면한 현안은 무엇인가요?
A. _____
공단의 가장 큰 목표는 장애인들의 고용을 확대하고 직업을 가진 장애인들이 안정적인 근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고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대기업 중에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지키고 있는 비율이 3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장애인고용 경험이 없는 기업은 장애인고용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기 쉽습니다. 특히 장애인 근로자에게 어떤 일을 시켜야 할지 막연하고 못 미더워하는 인식이 아직까지도 만연합니다. 그래서 공단은 이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고용 컨설팅 서비스를 비롯하여 모집 대행, 맞춤훈련 등 다각적인 고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그동안 장애인 고용이 어렵다고 생각되었던 유통업, 건설업, 회계법인 등에서 장애인 고용에 대한 문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공단은 앞으로도 대기업이 장애인고용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장애인 고용의지를 가지고 장애인고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Q 이사장님은 과거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인연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_____
공단과 저의 인연은 특별합니다. 저는 30여 년 전에 대학을 졸업하고 공단의 취업 알선 프로그램을 통해서 처음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이 지금보다 훨씬 좋지 않았을 때라 저는 취업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한 번은 면접을 보러 간 회사에 목발을 짚고 갔더니 면접관이 공단 직원에게 왜 이런 중증장애인을 추천해 줬냐고 제 면전에서 얘기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공단은 제가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었고 그 결과 한국지체장애인협회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저는 이 일을 시작으로 장애인과 관련된 많은 일들을 배울 수 있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문화체육과장, 제21대 국회의원이라는 직을 거쳐, 지금의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공단은 제 모든 일의 시작을 도와준 곳이기 때문에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는 다른 장애인들의 직업생활을 위해, 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위해 제가 경험한 것들과 노하우를 가지고 공단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제가 30여 년 전에 가졌던 공단에 대한 특별한 마음을 다른 장애인들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이사장님이 그리시는 공단의 모습이 있으실까요?
A. _____
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장애인고용의 새로운 도약을 꾀할 것입니다. 그중엔 디지털 기술 변화에 부응하여 장애인고용의 질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장애인이 직업생활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 다양한 구성원의 일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단을 만들겠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변화하는 고용 환경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대에 맞춘 직무 개발과 능력 향상을 지원하여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세 번째로 공정하고 청렴하게 조직을 운영하겠습니다. 공정과 청렴은 조직의 신뢰를 지키는 기본입니다. 말씀드린 기본을 잘 지키며 장애인과 기업, 그리고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공단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단의 구성원들이 장애인고용 전문가로서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조직 구성원의 성장이 공단의 성장임을 염두에 두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Q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실까요?
A. _____ 지난 34년 동안 공단은 수많은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많은 사람들의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왔습니다. 앞으로도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제공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자 합니다. 또한,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공단이 공공기관이다 보니 다소 경직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변화와 혁신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조직과 사업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물론 공단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것을 바꿀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공단 내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려고 시도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사장님 인생의 좌우명이 있으신가요?
A. _____
고(故) 김태길 교수님이 쓰신 ‘흐르지 않는 세월’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인생을 사는 데 있어 최고의 미덕은 속이지 아니하며, 최고의 지혜는 속지 아니한다.’ 학창 시절부터 제일 좋아했고, 좌우명처럼 여기는 말입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할 만한 내용이고, 타인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농부아사 침궐종자’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풀어 말하면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머리에 베고 죽는다는 뜻입니다. 많은 장애인이 지금까지 살아오며 숱한 위기와 어려움을 겪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일수록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와 희망을 굳건히 지키며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때 공단이 장애인들이 품고 있는 희망을 싹 틔울 수 있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Q 이사장님의 MBTI는 어떻게 될까요? 또 그런 MBTI가 공단을 이끄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A. _____
저의 MBTI는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라는 별칭을 가진 ISTJ입니다. ISTJ는 책임감과 체계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성격유형입니다. 논리적이고 실용적인 문제 해결을 중시하기 때문에, 우리 공단 조직이 직면한 도전 과제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사실 MBTI의 어떤 유형이든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단점을 알고 필요할 때 강점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내향적인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외향적인 성격이 필요한 순간이 옵니다. 이럴 때 ‘난 내향적인 사람이야’라고 스스로 가두지 말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또한 공단을 이끌어가며 자신의 장단점을 알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장애인과 일터>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_____ <장애인과 일터> 독자 여러분, 항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여정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신뢰가 있기에 공단이 장애인고용의 미래를 열어 나가는 원동력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장애인과 일터> 그리고 장애인고용에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독자 여러분 가정에 기쁨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