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는 세상
안전으로 모두의 행복을 책임지다
국토안전관리원
글. 임채홍
사진·영상 신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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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전기, 가스, 지하철, 버스는 ‘안전하다’는 사회적 약속이 바탕되어 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시설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국토안전관리원의 장애인 근로자들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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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는
일인 만큼, 맡은 업무에 대해선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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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전문기관, 국토안전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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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안전관리원은 건설공사의 안전 및 품질관리,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안전 전문기관이다.
현재 국토안전관리원은 경남 진주의 본사를 비롯한 전국 5개의 지역본부에서 1,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근로자 중 약 5%에 달하는 51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재직 중이며 이들 중 90% 이상은 정규직 근로자다. 이들은 사람 중심·현장 중심을 핵심 가치로 안전하고 편리한 국토를 조성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증 지체장애를 가진 조수경 씨는 국토안전관리원에 6년째 근무 중인 베테랑으로 건축안전관리실에서 전산도해 업무를 맡고 있다. 그녀는 “주로 직원들이 건축 시설물에 안전 점검을 나가 안정성 평가를 체크해온 내용을 캐드로 전산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라고 자신의 업무를 소개했다. 이제 입사한 지 1년이 지났다는 김민정 씨는 공공기관과 공공시설물을 심사하는 공공기관 안전평가실에서 행정 업무를 돕고 있다. 경증 지체장애를 가진 그녀는 “사람들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는 일인 만큼, 맡은 업무에 대해선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중이에요”라고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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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에게 인정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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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안전관리원 인사노무실 이갑민 과장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상생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장애인 근로자와 함께 일하며 선입견이 사라졌다고 말한 그는 “좋은 동료는 장애와 비장애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열심히, 그리고 잘하는 사람으로 정해진다고 생각해요. 다름을 이해한다면 함께 일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거예요”라며 진심을 전했다.
조수경 씨는 일하면서 동료들에게 인정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노후된 아파트들을 점검할 때 종종 도면이 없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로드뷰를 참고해서 도면을 직접 만든 적이 있는데 그때 많은 분들이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보람을 느꼈어요.”
김민정 씨는 여러 직장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던 것이 일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맡은 업무를 문제없이 처리하다 보니 점점 일이 늘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팀이 저를 믿기 때문에 일을 맡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뿌듯한 마음이 먼저 들어요”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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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어 든든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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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을 가본 적이 없던 김민정 씨는 사내 워크숍을 통해 처음으로 야구장을 가게 됐다고 말했다. “비공식 워크숍이었기 때문에 제가 빠져도 괜찮은 행사였어요. 그런데 동료 직원들이 먼저 나서서 같이 행사도 즐기고 위험한 상황에선 도와주겠다고 말해줘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녀는 당시 자세한 규칙도 모르고 간 야구장이었지만 현장 분위기와 같이 있던 동료들 덕분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조수경 씨는 국토안전관리원 공예 동호회의 회장이다. 활동한 지 벌써 5년이 넘었다는 공예 동호회는 조수경 씨의 주도로 만들어지게 됐다. 그녀는 “점심시간이나 오후에 잠깐씩 시간을 내면서 공예 활동을 하고 있어요”라며 “동호회를 통해 다양한 부서에 있는 분들과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은 것 같아요”라고 동호회 활동의 장점을 전했다. 자신도 공예 동호회 회원이라고 말한 김민정 씨는 최근 ‘나 혼자 산다’ TV 프로그램에 나온 비바리움도 만들 정도로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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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맛이 나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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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안전관리원은 장애인 근로자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정기적인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있다. 간담회 이외에도 다양한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는 이갑민 과장은 “지역 간 전보발령 시 장애인 근로자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에요”라며 “시간선택제나 시차출퇴근제와 같은 근무 제도를 활용하여 근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현재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는 김민정 씨는 주 30시간 근무를 통해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보장된 개인 시간엔 강아지와 산책하거나 자기계발을 하고 있어요. 지금 일하는 데 필요하지는 않지만 동영상 편집 기술을 배워 업무에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 중이에요.”
조수경 씨는 팀원들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비장애인에 비해 병원에 자주 가는 데 팀원들이 이런 점을 고려해서 업무를 분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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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차별 없는 사회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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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차별 없는 사회 구현이라는 사회 공헌 철학을 바탕으로 국토안전관리원은 장애인 근로자에게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장애인 근로자 임용 후 고용 환경의 질적 향상을 위한 인사 제도 개선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갑민 과장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당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남지사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어요. 새로운 장애인 근로자가 입사하면 회사에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 달간 사전교육을 진행해주시는 등 현실적인 도움을 많이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앞으로 장애인 근로자들을 위한 직무를 개발하고 자기계발을 통한 보상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국토안전관리원의 미래를 응원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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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하는 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장애인고용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토안전관리원 내 대부분의 장애인 근로자들은 비장애인 근로자와 동일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비장애인 근로자보다 더 꼼꼼히,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하시는 장애인 근로자도 많습니다. 좋은 동료는 장애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맡은 일을 열심히, 그리고 잘하는 사람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열린 마인드로 장애인 근로자들과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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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일합니다”
사람들의 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하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하면서 애매한 부분이 있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확인하는 편입니다. 장애인 취업 준비생들에겐 겁먹지 말고 도전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 또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자산이 됩니다.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할 수도 없고 막상 취업해도 나와 맞지 않을 수 있으니 마음 편하게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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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어요”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중엔 장애인 취업 준비생을 위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장애인 취업의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습니다. 면접 복장, 대화 스킬, 예상 질문 등 사회생활을 먼저 해본 선배로서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드릴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더 많은 장애인 근로자들이 함께 일하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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