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안내서
장애인서비스국 취업지원부 3인이 함께한 팝아트 그리기
우리 마음속에 저장한 추억을
팝아트로 탄생시키다
글. 임산하
사진. 황지현
기억은 바래지만 그렇다고 추억이 녹스는 것은 아니다. 소중함을 더욱 멋지게 간직할 수 있도록 장애인서비스국 취업지원부 3인이 팝아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모였다. 그런데, 왠지 이들 심상치가 않다. 붓질 하나하나에도 업무 능력이 발휘된다.
-
서로에게 온기를 건네는 동료
-
그림은 캔버스에 표현되지만, 그림답게 하는 힘은 언제나 이면에 존재한다.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은유적으로 알게 되는 것. 사각 틀 너머에 담긴 의미가 비로소 그림을 완성시킨다. 그림이 사람이라면, 외유내강한 성품을 지닌 인물일 것이다. 겉은 부드럽지만 속은 꼿꼿해서, 내면이 단단한 사람. 오늘 만난 취업지원부의 이진재 대리, 유병림 대리, 이예리 주임이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절기가 대한에 들어선 날, 이름에 걸맞은 추위가 온몸을 휘감던 오후에 취업지원부 세 사람이 상아빛화실을 찾았다. 바깥은 한겨울인데 화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 이들에게는 온기가 맴도는 듯하다.
“오랜만에 친한 동료들과 일터 밖으로 나오니 벌써부터 마음이 환기되는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짓는 이진재 대리. 유병림 대리와 이예리 주임의 얼굴에도 설렘이 가득하다.
사실 이들은 입사 연도도 나이도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취업지원부에서 각별한 사이로 통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단순히 함께한 시간의 양이 아닌, 그 시간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채웠기 때문이다.
“저는 2021년 하반기에 입사해서 3개월 만에 취업지원부로 오게 되었어요. 그때 이진재 대리님을 사수로 만났고, 정말 큰 힘이 되어 주셨어요. 덕분에 일을 정확히 배워서 업무에도 금방 적응할 수 있었죠.” 이예리 주임의 말에 이진재 대리가 부끄럽다는 듯 웃는다.
그의 옆에서 유병림 대리도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제가 취업지원부로 인사 발령을 받았을 때, 이진재 대리님이 격 없이 대해 주시고 이예리 주임님이 친근하게 맞아주셔서 어려움 없이 업무에 바로 집중할 수 있었어요.”
서로가 함께여서 때로 고된 업무도 머리를 맞대고 풀어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취업지원부 소관 사업을 문제없이 이끌어 가고 있는 원동력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
신기하게도 아크릴물감은 금방 마르고 계속 덧칠할 수 있기에 결코 실패는 없다. 앞서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더라도 다시 방향을 바꾸면 된다. 그러나 헛된 노력은 없다.
어쩌면 배경색이 완전히 덮이지 않는다는 것이, 때로 붓의 결이 남아 있다는 것이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우연이 아닌 필연의 영역이다.
-
-
용감하게, 섬세하게! 업무 능력을 발휘하다
-
오늘 이들이 화실을 방문한 이유는 ‘팝아트’ 작품을 만들기 위함이다. 대중예술을 뜻하는 파퓰러 아트(Popular Art)의 준말인 팝아트(Pop Art)는 미술의 한 경향을 가리키는데,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를 타파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그만큼 자유롭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작품이 되기 때문이다. 속박되지 않은 예술혼을 마음껏 불태울 수 있다는 기쁨을 가득 안은 이들 앞에 밑그림이 그려진 캔버스가 놓인다.
스케치된 그림은 각자의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 속 이미지. 저마다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을 텐데, 그중에서도 동물이 그려진 이예리 주임의 그림이 궁금해진다. “저와 함께 8년을 함께한 기니피그예요”라고 소개하는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병림 대리가 “론나네요”라며 관심을 보인다. 동료의 반려동물 이름도 기억할 만큼 친근한 이들이다.
유병림 대리는 눈이 많이 내렸던 올겨울 밖에서 우연히 마주한 눈사람을 마주했던 추억을, 이진재 대리는 반년 전쯤 유병림 대리가 자연스럽게 찍어 준 ‘인생샷’을 팝아트로 완성할 예정이다.모든 준비를 마친 이들이 과감히 붓을 든다. 새하얀 캔버스를 저마다의 색으로 채워가는 모습이 제법 용감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너 나 할 것 없이 남다른 꼼꼼함이 엿보인다. 큰 붓과 작은 붓을 알맞게 이용하며 부분 부분을 섬세하게 칠한다.
“채색이 꼭 업무와 비슷한 것 같아요”라고 말을 꺼내는 이진재 대리. “저는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 사업 계획 및 운영 파트를 맡고 있는데, 의견 사항을 제대로 반영해서 사업을 계획해요. 그래서 언제든 세밀한 검토는 필수죠.”
이예리 주임은 취업성공패키지 관련 통계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데, 민원이나 실적 등을 관리한다. 특히 지사 취업지원상담사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진재 대리와 이예리 주임의 빛나는 파트너십은 때로 사업 참여 조건의 기준을 완화하는 등 많은 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끈다. -
-
공동의 목표를 향한 취업지원부의 노력
-
스케치 위에 단색의 채색을 마친 뒤, 이어서 하는 일은 음영을 넣어 입체감을 만드는 것이다. 배경에 그러데이션을 주거나, 새로운 이미지를 넣어도 된다. 신기하게도 아크릴물감은 금방 마르고 계속 덧칠할 수 있기에 결코 실패는 없다. 앞서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더라도 다시 방향을 바꾸면 된다. 그러나 헛된 노력은 없다. 어쩌면 배경색이 완전히 덮이지 않는다는 것이, 때로 붓의 결이 남아 있다는 것이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우연이 아닌 필연의 영역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열의를 갖고 집중하면, 어려울 것이 없고 그만큼 단단해지는 것임을 오늘의 수업을 통해 배운다.
이것이 유병림 대리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듯하다. “저는 장애인인턴제 사업, 공단에서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투게더’ 등의 포털과 고용업무시스템 관리, 취업실적 점검 및 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일에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데, 제가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지사에서도 취업알선 등 여러 업무를 순조롭게 진행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처리하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많아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할 때도 있지만, 유병림 대리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다시금 시스템을 확인하고 개선하기 위해 애쓴다. 그렇게 스스로 쌓은 공력이 지사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때 업무의 가치를 만끽한다는 그다.
드디어 모든 채색이 끝났다. 서로 아낌없이 칭찬을 건네며 더 멋진 그림이 탄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던 이들의 모습에서 ‘선의’의 무게를 다시금 느낀다. 이예리 주임은 “오늘 완성한 팝아트를 방에 항상 걸어두려고요. 론나를 매일 같이 볼 수 있게 되어서 행복해요”라며 수업 소감을 밝힌다. “우연히 집밖에서 눈사람을 봤을 때의 설렘과 반가움이 그림에 더 잘 표현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라는 유병림 대리와 “실은 캔버스에 담긴 저의 모습이 다이어트 전인데, 그림을 보며 다시 이때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목표도 새롭게 세울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이진재 대리 모두 기쁨을 내비친다. 추억을 담아 또 다른 추억을 완성한 오늘의 시간은 너무나도 완벽했다.
취업지원부 직원들은 각자 여러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모두가 하나 되어 바라는 것은 ‘장애인의 취업’이다. 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정확한 운영, 날카로운 계획, 성실한 시스템 관리 등 모든 것이 빈틈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이 세 사람은 앞으로도 성실하게 일할 것을 함께 약속한다. 여러 색이 모여 하나의 팝아트가 완성되듯, 하나의 목표를 향한 이들의 노력은 그야말로 완벽한 작품으로 거듭날 것이다.
장애인서비스국 취업지원부를 더욱 완벽하게 채색하는 우리
-
-
-
이진재 대리
팝아트에 저만의 ‘인생샷’을 담게 되었는데, 과거의 기억이 때로는 성장 발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에 참여하신 분들의 의견을 수용하여, 대상 학력 기준을 완화해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 여전히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직원으로 성장하여 지역본부와 지사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습니다.
-
-
-
-
유병림 대리
팝아트 그림에 표현한 눈사람처럼 지사 직원분들에게도 언제나 반가운 취업지원부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반적인 시스템을 개선하여 지사에서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취업지원부 관할 사업도 좀 더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다른 국가나 부처의 유사 사업은 물론 장애인 전반에 대해 공부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
-
-
-
이예리 주임
각자 완성한 작품을 다시 보니, ‘팝아트’라는 장르만 같을 뿐 색부터 붓의 터치까지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게 없어 놀라웠습니다. 이게 바로 개성이겠죠. 같은 부서에 있지만 모두 다른 개성이 모이기에 취업지원부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햇수로 입사 4년 차가 되었는데, 저는 성실함을 개성으로 더욱 열심히 업무에 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