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잠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
프리다이빙에는 LMC(신경조절운동장애)나 블랙아웃처럼 한순간의 판단이 생사를 가를 수 있는 긴급 상황이 존재한다. 하지만 기존 구조 방식은 대부분 ‘말’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어 농인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이 문제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꼈고, 결국 비구두 방식만으로 명확한 구조 신호를 전달할 수 있도록 ‘농식 레스큐’를 직접 고안했다. 말없이도 정확하게, 혼란 속에서도 동일한 절차를 따를 수 있는 구조 체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고민은 자연스럽게 농인 프리다이버들의 커뮤니티 ‘데프리다’로 이어졌다. 농인 학생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공동체는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정보가 모이고, 자격증을 가진 안전 버디를 연결하며, 강사 없이도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공간이 되었다. 그가 운영하는 교육과 투어 역시 이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며 농인과 청인이 함께 잠수할 수 있는 환경을 확장해왔다.
그는 청인 수강생에게도 수중 수어를 가르친다. 처음에는 손짓으로만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이 다소 낯설어하지만, 막상 물속에서 사용해보면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이렇게 명확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모두 놀라곤 한다. 그는 이 순간들이야말로 진짜 ‘배리어프리’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배려해야 한다는 시선이 아니라, 서로가 같은 조건으로 함께 잠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에게 배리어프리는 제도나 장치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는 방식에 대한 신념이다.
그가 잊지 못하는 수강생도 있다. 평생 물이 무서워 바다에 발조차 담가보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 얼굴을 물에 대는 것조차 어려워했지만, 천천히 그를 믿고 따라오면서 결국 10미터까지 내려갔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그는 오히려 자신이 더 강해졌다고 말한다. 공포를 이겨내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바다는 그 모든 속도를 받아준다. 그리고 그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