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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일터> 웹진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 북을 사용합니다.

링키지랩 장애인표준사업장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링키지랩

글. 문예은 사진/영상. 황지현
매년 장애인 고용촉진 강조기간이 있는 4월에는 ‘장애인고용촉진대회’가 열린다. 장애인 고용에 기여하는 사업주와 장애인 노동자, 업무 유공자를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2025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링키지랩은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IT 분야의 장애인 일자리를 확대하고, 모두를 위한 근무환경 조성에 노력한 링키지랩을 만나본다.

함께 성장하는 포용적인 일터
링키지랩은 2016년, 카카오가 설립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설립 당시에는 35명으로 시작했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231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231명 중 장애인 임직원은 62%에 해당하는 143명이다. 그 중 중증장애인은 108명이다.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근로자는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능력에 맞추어 적절한 직무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다. 링키지랩의 장애인 근로자는 디지털 접근성 컨설팅, IT 서비스 운영, 웹디자인 등의 IT 업무부터, 사내 카페 운영, 스낵 큐레이션, 조경, 어린이집 미화 등에서 활약 중이다.
‘어울려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을 슬로건 삼아 장애인과 비장애인 직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 가는 중이다. 링키지랩의 전략기획실 제이크는 “링키지랩에서는 수평적 문화를 위해 크루로 통일하고 있는데요. 비장애인 크루는 장애인 관련 자격증을 따도록 회사에서 권유하고 있고, 실제로 대부분의 비장애인 크루가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포용적인 일터를 위해 단순히 자격증 취득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특히 IT 관련 직무를 수행하는 성수동의 사무실은 장애 유형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다. 수어통역사가 상주하며, 실내에도 노란 점자 블록이 설치되어 있다. 전자레인지, 커피머신, 서랍 등의 비품에도 모두 점자를 붙여두어 점자 사용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근로자가 많은 환경인만큼 혈압측정기, 인바디 측정기, 손 마사지기, 안마의자 등도 구비되어 있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사무실 내에는 턱이 없고, 모든 문을 자동문으로 설치했다. 책상은 개인에 따라 높낮이를 맞추어 사용할 수 있다. 사무실 내부에 별도의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스위치 역시 낮은 위치에 설치되었다. 여기에 더해 이동에 제한이 있는 근로자를 위해 재택근무제도를 시행 중에 있어 전국 각지에서 재직이 가능하다.

모두가 더 편한 세상을 만드는 일터
링키지랩의 창립멤버 크루 제이(이하 제이)는 입사 전에는 소통에 대해 걱정이 컸다. 장애 유형이 다 다르다 보니 모두가 수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사하자 자막이나 필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게 되었다. 창립멤버인 만큼 프로세스 정립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팀원들과 함께 차근차근 체계를 만들어가며 성장해나갔던 과정이 큰 의미로 남았다”라며 웃어 보였다.
제이는 재택근무제도 역시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세종시의 자택에서 근무하고 보름에 한 번 성수동의 사무실로 출근한다.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하는 일은 동일하다. 사용자 경험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AI 학습을 위해 데이터를 분류한다. 날씨를 비롯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생활 정보를 카드뉴스 형태로 제작해 발행한다. 제이는 “자신의 업무가 직접적으로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다”라고 말했다.
웹 접근성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는 이든(이하 이든)도 입사한 지 벌써 7년차다. 장애인이나 고령자와 같은 정보 취약층이 웹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도록 모니터링한다. “한번은 검은 접시에 담긴 순대를 보다가 ‘이건 접근성 명도 대비 오류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저시력 사용자는 배경색과 텍스트의 명도가 차이가 나지 않으면 텍스트 색상을 구분하기 어려워 오류로 보거든요. 저도 모르게 웹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접근성을 저절로 진단하고 있는 거죠.” 이든은 밝은 얼굴로 일화를 이야기 하며 자신의 업무를 설명했다.
이든은 지체 장애가 있지만 입사 전에는 자신과는 다른 장애 유형에 대해서 잘 모르며 지내왔다. “링키지랩에 입사해 함께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법을 익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모두와 함께 잘 어울려 지낸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지, 몇몇 직원들은 장난스러운 낯으로 몰래 다가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든의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마치 친구처럼 다정한 모습이었다.

링키지랩이 꿈꾸는 일터 성수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선 IT 업무에 특화된 장애인 근로자들이 근무하지만, 판교에 위치한 본사에서는 IT 업무가 아닌 다른 능력을 가진 장애인 근로자들이 비장애인 근로자와 함께 근무 중이다. 링키지랩은 장애인 근로자 채용은 단순한 사회적 책임이나 의무가 아닌, 다양성을 통해 혁신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숨 가쁘도록 빠른 IT 업계에서 창의성이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산이다. 링키지랩은 누구도 소외받지 않은 인터넷 환경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창의성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링키지랩의 이름처럼,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그렇기에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링키지랩은 이 사실을 이름뿐만 아니라 행보로 증명하고 있다. 링키지랩은 모두가 함께 성장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노력 중이다.

링키지랩 그룹 인터뷰

바트 (인사담당자)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링키지랩은 수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 포용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링키지랩에서 역량을 발휘할 모든 근로자분들을 환영합니다.

제이
“다양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제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콘텐츠 품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업무를 통해서 저만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차근차근 그 영역을 넓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장할 스스로가 기대돼요.

이든

“사소한 불편함도 없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접근성에 대해 이제 막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에요. 정보 취약 계층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접근성의 중요성이 더욱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누구도 소외되거나 불편함 없는 IT 환경을 만드는 것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손끝에서 시작하는 짜릿함
영등포구 수‧다‧방


글. 문예은 사진. 김도형

영등포구 수‧다‧방(이하 수다방)은 수어(手語)를 사용하는 농인(청각‧언어장애인)들이 모여서 취미로 다트를 배우고, 친목을 다지는 모임이다. 신중한 자세로 라인 앞에 서서 핀을 던지는 모습이 진지한 한편, 좋은 점수를 내면 모두가 환호를 내지르느라 손이 바쁘다.

수다방의 수, 수어
(사)한국농아인협회 서울특별시협회 영등포구지회(이하 영등포구농아인협회) 매주 수요일마다 다트 삼매경에 빠진다. 수다방은 올해 장애인생활체육동호회에 등록된, 따끈따끈한 ‘신상’ 동호회다. 영등포구농아인협회의 박양선 사무국장은 수다방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하여 웃으며 답했다. “작년 어울림다트 대회에 영등포구농아인협회 단체로 참여했거든요. 다트를 처음 하는 농인분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마침 올해 영등포구장애인체육회에서는 ‘2025년 장애인 생활체육교실 및 동호인클럽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장애인생활체육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김광은 청각장애인 통역사는 고민하지 않고 지원 사업에 다트 동호회 공모를 제안했다. 그 지원금으로 다트판 세 개와 다트핀 등 다트 용품을 구비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주로 슐런을 했어요. 새로운 생활체육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좋죠. 아직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열 분이 모였습니다. 계속해서 참여 인원을 모집 중에 있어요.” 다트는 생활체육 지도자를 찾기 어려운 종목 중 하나다. 김광은 청각장애인 통역사는 다트 규칙을 직접 배우고 익혀 지도자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며 이제 막 발을 뗀 동호회를 향해 열의를 보였다.
박양선 사무국장은 다트가 특별한 이유를 설명했다. “수어는 눈으로 듣고 손으로 말하며 세상과 소통해요. 다트도 손으로 던져 눈으로 바로 점수를 확인할 수 있으니 농인들에게는 더욱 더 즐거움을 주는 스포츠죠.”
농인은 일반 장애인 복지관의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소통의 문제로 참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 영등포구농아인협회다. 영등포구농아인협회는협회는 영상, SNS 등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며 수다방의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나섰다.
전자 다트 세 개를 배치하고, 전원을 연결하는 동안 수다방 회원들이 수어통역센터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오늘 모인 회원은 모두 열 명. 빠짐없이 모두 참석이다. 수다방 회원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수다방의 다, 다트
전자 다트가 모두 준비되자 숫자에 맞추어 다들 세 줄로 나누어 섰다. 게임은 세 명씩, 총 8라운드로 진행됐다. 한 사람 당 다트 핀 세 개를 던지고, 직접 회수한 후 버튼을 눌러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었다. 실력과 상관없이 모두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집중해 던졌다. 세 번의 기회가 그리 길지는 않아서, 금방 다트 핀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다.
다트를 대하는 태도도 가지각색이다. 한 회원은 다트 판이 흔들릴 만큼 강한 힘으로 던지다가 잘못 맞은 다트핀이 튕겨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아쉬움에 라인 앞을 서성였다. 또 다른 회원은 가장 중앙의 50점짜리, ‘불(Bull)’을 두 번이나 맞힌데다가, 11점의 트리플을 맞춰 33점을 단번에 얻으면서 먼저 400점대로 올라섰다. 신중한 눈빛의 회원은 거침없이 핀을 던졌다. 점수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다트를 계속해서 던져 어느 자세가 자신에게 잘 맞는지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진행 중 전자 다트인 만큼 약간의 오류가 생기기도 했는데, 특히 주어진 세 번의 기회 중 한 번이 오류로 인식이 되지 않거나 던지지 않았는데도 인식이 되어 차례가 넘어가기도 했다. 그러려니 하는 회원도 있었지만, 그 한 번의 기회를 아쉬워하는 회원도 있었다.
잠깐의 쉬는 시간 후, 다시 8라운드의 다트 게임이 시작되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다시 삼삼오오 줄을 서 다트를 던졌다. 영등포구농아인협회의 양기주 지회장은 수다방의 회원이기도 해서, 이따금씩 다트를 던지는 자세를 코칭해주고는 했다. 직접 시범을 보이며 “다트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라며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수다방의 방, 우리의 사랑방
영등포구 어울림 다트대회에 참석하며 다트를 알게 되었다는 회원은 “혼자보다는 여럿이 즐기는 게임이 즐겁습니다”라고 말했다. 다트 게임 중 계속해서 자신의 줄에 있는 이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회원이었다. 이어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이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농인분들, 놀러오세요”라고 말하며 함께 새로운 회원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뒤늦게 도착한 회원이 능숙하게 태블릿을 세팅하고 다트를 던지자 의아한 질문이 나왔다. “오늘은 왼손으로 던지네? 왼손잡이였나?” 그 질문에 회원은 “슐런을 하느라 오른손이 아파서 다트는 왼손으로 던지고 있다”라고 답했다. "아직 요령이 생기지 않아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한 회원은 그와 달리 연속으로 ‘불(Bull)’을 맞춰 보였다. 그러면서 “점수를 잘 내고 싶어 열심히 던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수어통역센터는 난청을 가진 청각장애인과 농인이 함께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노인성 난청이 있는 회원은 “다트의 규칙을 기억하는 데에 애를 먹었다”라고 했지만, 동시에 “내가 던지는 다트가 바로 점수로 보이니 더욱 더 즐겁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친구와 항상 같이 참여하고, 함께하는 농인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며 동호회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수다방의 마지막 방은 ‘방’을 뜻한다. 다트는 기본적으로는 남과 겨루는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다함께 모여 즐기면 더더욱 즐거운 법이다. 그래서 수다방의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유쾌한 수다가 가득한 방에 모인다.

영등포구 수‧다‧방

주소: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112길 13 (영등포동1가) 2층
문의: 02-6404-4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