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공공재로, 모두가 사용할 수가 있다. 아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물은 고이면 썩고, 쉽게 오염되기 때문에 관리가 쉽지 않다. 시민들이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데 이바지하는 ㈜이리야시스템의 허재혁 대표를 만나 보자.
㈜이리야시스템 허재혁 대표
모두의 것이 안전하게-
- 글.
- 강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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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황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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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님 소개와 함께, ㈜이리야시스템은 어떤 기업인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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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리야시스템 대표 허재혁입니다. 저희는 공공재인 ‘물’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회사입니다.
한강에서 취수된 물이 정수장을 거쳐 지역 배수지로 이동하고, 다시 필요한 시점에 공급되는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수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민간 영역의 ‘스마트 팩토리’와 유사한 기술을 공공 서비스에 적용하는 개념이라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상수도뿐 아니라 하수도 등 오염된 물의 처리 영역까지 포괄하며, 환경과 시민 안전을 함께 고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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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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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습니다. 이전부터 공공 시스템에 자동화를 접목해야 할 필요성을 많이 느껴왔습니다. 특히 기후위기와 도심 환경 변화가 빈번해지면서 ‘물’의 안정적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죠. 하지만 저희가 기술을 만드는 이유는 단순한 효율을 넘어서 있습니다. 저는 기술이 사람의 안전과 삶의 질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보 접근이 어려운 교통약자, 장애인, 노년층 등 누구나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절감했고, 그것이 지금의 이리야시스템을 설립하게 된 가장 큰 계기입니다.
이슬점을 계산 중인 물 운영 시스템
침수 시 보통의 대피 경로
이동 약자들의 대피 경로를 표시한 물길목 네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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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팩토리는 민간기업 중심으로 익숙한데요, ‘스마트 물관리’는 어떤 개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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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것처럼 스마트팩토리는 민간 제조 공장에서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희는 이 개념을 공공 수자원 관리 분야에 적용한 것이죠. 정수, 송수, 저장, 배수까지 전 과정에 ICT와 AI를 접목해 효율을 높이고, 사람의 개입 없이도 실시간 상황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서울물연구원, K-water 등과 협력해 AI 기반의 지능형 물관리 플랫폼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리야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허재혁 대표
공원에 경사로가 있듯, 물 관리 시스템에도 장애인을 위한 경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허재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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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서울 물산업 스타트업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셨죠? 어떤 아이디어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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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출한 아이디어는 ‘물길목 내비게이션’이라는 서비스였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침수나 갑작스러운 홍수가 빈번해지면서, 위기 상황에서 이동약자 예를 들어 휠체어 사용자, 노인, 시각장애인 등 빠르게 대피할 수 있는 경로 안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한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사용자 환경에 따라 최적의 동선과 경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었고, 그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로서도 ‘기술이 사회적 약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 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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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이다 보니 운영과 관련해 지원을 받는 부분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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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현재 외부의 재정적 지원 없이 자체적인 수익 구조를 통해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창업 초기였던 2018년에 ‘장애인 기업 조합 센터 창업 캠프’에 참가해 대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일정 기간 동안 점포 임대료를 지원받은 것이 유일한 외부 지원이었어요.
물론 각종 공모전에 도전하고 수상한 경험들은 많지만, 단순한 지원금보다는 회사의 역량과 가능성을 대외적으로 증명하고 포트폴리오를 쌓는 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으로서 외부 자금에 의존하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아이디어와 실천력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을 이끌어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쉽지만은 않지만, 그만큼 자율성과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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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야시스템을 장애인 기업으로 운영 중이신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 네, 저희는 IT 기반의 회사이기 때문에 비교적 유연한 근무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재택근무입니다. 특히 디자이너 직무는 물리적 제약 없이도 충분히 원격으로 협업이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에, 해당 직무에 장애인 인력을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는 여러 행정적·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아직 구체적으로 실행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보다 체계화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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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 모양이 독특하던데,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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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로고는 두 손을 모아 만든 나비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손을 모은 이미지는 오래전부터 ‘협력’과 ‘연대’를 상징하는 제스처로 사용되어 왔죠. 여기에 날개를 펼친 나비의 형태를 더해, 희망과 치유, 내적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손과 나비라는 두 상징을 결합한 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의 시각화라고 할 수 있어요. 서로의 손을 맞잡고 함께 날아오른다는 의미, 즉 ‘협동을 통해 더 멀리, 더 높이 나아가자’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이 로고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한눈에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두 손을 모아 만든 나비의 형상으로 만든 ㈜이리야시스템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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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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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을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시작하는 일인 만큼 그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직장에 다니는 것보다 세 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작은 본인의 의지로 하지만, 실제 업무는 다양한 구성원들과 협업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뜻대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투자해야 하죠.하지만 힘들더라도 시작한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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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야시스템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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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가지고 있는 향후 목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내부적으로는 구성원들이 즐겁고 자부심을 느끼며 오래 함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바람입니다. 단순히 일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며 일상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이기에, 구성원들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자율성과 책임을 존중하는 문화, 유연한 조직 운영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지금처럼 공공재인 ‘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지켜나가는 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상수도와 하수도, 그리고 수질관리까지, 저희가 다루는 영역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을 중심에 두고, 시스템의 안정성과 기술의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이 저희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앞으로도 묵묵히, 하지만 꾸준하게 ‘물’의 가치를 지키는 기술회사로서 자리매김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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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장애인과 일터>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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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회사 일 외에도 개인적으로 재미를 느끼는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고, 장애 인식 개선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조화롭게 해나간다면, 일하는 즐거움은 배가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니까요.
하지만 힘들더라도 시작한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