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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날개 파워싸커클럽은 뇌병변 청소년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국내 최초의 청소년 파워싸커 팀이다. 시간이 흘러 성장기 청소년들은 청년이 되었고, 더욱 더 신나게 공을 찬다. 이제는 친구라기보다는 가족 같다는 그들의 호흡은 그야말로 찰떡궁합 그 자체다. 코트 위에서 황금날개를 단 그들을 만나러 가보자.

볼링 동호회 마들볼링클럽 회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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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날아갈 수 있는 황금 날개

봄꽃을 시샘하듯 비가 내리는 주말, 실내의 불이 모두 꺼진 건물 안 체육관에서만은 한줄기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자 한쪽 벽에는 휠체어가 가지런히 놓여있고, 코트 위에는 레이싱카를 연상케 하는 경기용 휠체어를 탄 이들이 열심히 커다란 공을 주고받았다. 본격적인 경기에 앞서, 개인 연습 중이었다. 열정적으로 지도를 하던 황금날개 파워싸커 클럽(이하 황금날개)의 정성우 단장이 코트 밖으로 나왔다. “파워싸커는 중증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구기 종목이에요. 아주 역동적인데다가 협동심을 길러주는 스포츠죠. 더 많은 뇌병변 장애 청소년들이 이 종목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파워싸커는 전동휠체어 축구로도 불린다. 특수 제작된 파워싸커용 전동휠체어와 지름 33cm의 전용 축구공을 사용한다. 4명이서 한 팀이 되어 축구와 유사한 규칙을 사용하는 스포츠다. 특히 앞부분에 길게 달린 철제 가드는 범퍼와 닮아있다. 가드는 휠체어에 탄 선수의 안전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정교한 슈팅과 드리블, 패스에 큰 도움이 된다. 전동 휠체어에는 속도 변환을 위한 기어가 내장되어 있고, 조이스틱으로 휠체어를 조종한다.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한 스포츠다. 장애 유형과 상관없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파워싸커에 대해 소개한 정성우 단장은 코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황금날개는 뇌병변 청소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2019년에 다섯 명으로 시작했는데 벌써 열 명이네요. 청소년이다 보니 다들 빠르게 실력이 성장해요.”

정성우 단장에게 코칭을 받는 성기정 회원
정성우 단장에게 코칭을 받는 성기정 회원
파워싸커를 즐기는 황금날개 회원들
파워싸커를 즐기는 황금날개 회원들
“파워싸커 덕분에 절친한
친구도 생기고, 저를 지지해
주는 누나와 형도 생겼어요.”

포기할 수 없는 파워싸커의 매력

이날 연습이 이뤄진 곳은 평택에 위치한 한경대학교다. 파워싸커 연습장이 흔치 않다보니 연습장소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한경대학교 동아리의 최규갑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동연이는 황금날개 소속이지만, 한경대학교 학생이기도 해요. 이중 국적이라고나 할까요.” 최규갑 감독이 소개한 회원은 최동연 회원이다.
최동연 회원은 뇌병변으로 인한 지체장애와 언어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다. 처음 배울 때부터 휠체어가 워낙 비싸 제대로 된 연습조차 할 수 없었다는 그는 오로지 파워싸커를 하기 위해 한경대로 진학했다고 했다. 최규갑 감독은 말을 덧붙였다. “한경대학교에서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파워싸커 동아리를 만들었거든요. 파워싸커용 휠체어가 고가예요. 그런데 한경대학교에서는 경기가 가능하도록 8대를 구비하고 있죠.”
최동연 회원은 특수학교 전공과를 졸업할 때 다른 친구들은 장애인 운동선수로 취업하는데,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해 좌절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실업팀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며 ‘멋지게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이름’의 황금날개에서 뛰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개인 연습을 마치고 연습경기가 이어졌다. 황금날개와 한경대학교 동아리 팀과의 경기를 치루고, 팀을 섞어서도 경기를 했다. 황금날개 소속이자 한경대학교 소속이기도 한 최동연 회원과 이건희 회원은 한경대학교 팀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휠체어가 코트 위를 종횡무진 누볐다. 특히 권영준 회원의 힘찬 360도 회전 슛에 무거운 공이 코트를 가로질렀다. 포환이 발사되듯 굴러가는 공에 모두가 일제히 달려 나갔다. 양 팀 감독들은 "뒤로 물러나지 마! 앞에서 승부해!"라며 적극적으로 지도를 이어나갔다. 권영준 회원은 마치 공과 한 몸이 된 듯 가드 옆면에 공을 붙여 드리블까지 해냈다. 성기정 회원은 가드가 부딪히는 것도 감수하며 공을 좇았다. 두 사람은 마치 공에 자석이라도 들어있는 것 마냥 합이 척척 맞았다. 유대환 회원 역시 공에 집중해 찬스를 놓치지 않은 덕에 골을 넣어 두 팔을 번쩍 들어보였다. 골문을 지키는 정승호 회원은 위기의 순간을 침착하게 막아냈다.
전반전 15분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자 벤치로 향한 선수들은 물을 찾기도 하고 자세를 고치기도 했다. 정성우 단장은 한명 한명에게 세세하게 코칭을 이어갔다. 쉬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후반전이 시작됐다. 자리를 바꾸고도 이어진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는 4대 1로 황금날개가 가져갔다.

가족같은 이건희 회원과 임태욱 회원
가족같은 이건희 회원과 임태욱 회원
파워싸커 전용 휠체어의 조이스틱
파워싸커 전용 휠체어의 조이스틱

공이 멈추지 않도록

코트 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권영준 회원은 황금날개의 주장이다. 어릴 때부터 축구와 야구를 너무나도 좋아했다고 했다. 검색을 해보자 휠체어 야구는 없었지만 휠체어 축구는 있었다. 그렇게 처음 파워싸커 경기장을 찾아갔던 중학교 1학년은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에이스가 되었다. 권영준 회원은 작년 경기인천 리그 4강전에서 종료 1분 전 동점 상황에서 결정적인 골을 날렸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파워싸커 덕분에 절친한 친구도 생기고, 저를 지지해주는 누나와 형아도 생겼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귀염둥이’라고 표현한 이건희 회원도 7년차다. 이건희 회원은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어 고개를 숙이기만 했던 자신이 당당히 고개를 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며 파워싸커를 추천했다. 파워싸커를 무려 10년이나 해왔다는 김우진 회원은 지난 2024년 부산 전국대회에서 3등을 한 추억을 전하며, '박진감이 크고 격렬한 스포츠'라고 표현했다.
이날은 공이 구장 밖으로 자주 나가 프리킥과 코너킥이 잦았다. 공을 앞에 두고 흐르는 정적. 모두가 숨을 죽이는 순간 선수들이 컨트롤러를 조정하며 기어가 올라가는 소리가 정적 위로 선명하게 새겨진다. 그 소리가 긴장감을 더한다. 코트 위에서는 모두가 플레이어일 뿐이다.
황금날개 회원들의 목표는 단 하나, 파워싸커를 계속하는 것이다. 정성우 단장은 아직 파워싸커는 실업팀이 없다며 이제 실업팀을 창단해 장애인 스포츠 일자리를 창출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멋진 날개를 단 이들의 공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정성우 단장이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다
정성우 단장이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다
권영준 회원의 기막힌 드리블
권영준 회원의 기막힌 드리블
황금날개 파워싸커 클럽
  • 주소
    서울특별시 강서구 양천로 424 (등촌동) 가양역데시앙플렉스 221호
  • 문의
    02-706-3991